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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치

앞뒤가 맞지 않는 노동시장 개혁 국정원 민간 사찰 의혹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새누리당의 관심은 노동시장 개혁에 쏠려 있다. 지난 17일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표를 생각하지 않고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며 향후 노동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놓은 노동 개혁안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임금피크제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늘어나는 만큼 55세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근로자의 임금이 일정 연령까지는 계속 오르지만 55세를 정점으로 다시 임금이 낮아진다는 의미에서 임금피크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부는 정년 연장을 하게 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근로자의 임금을 일정 부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더보기
국정원의 해명에는 자기반성이 없다 지긋지긋하다. 잊을 만하면 또 국정원이다.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라는 원훈이 무색할 정도다. 국가정보원이 국민들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 ‘해킹팀(Hacking Team)’에 ‘육군 5163부대’라는 고객 명으로 해킹 프로그램(RCS)을 의뢰, 구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도 보도자료로 어느 정도 인정했다. 그런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도리어 목소리를 높이는 건 국정원이다. 그들의 항변은 과연 합리적인가? 국정원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구입한 프로그램으로 최대 20개의 휴대폰을 해킹할 수 있는데 이런 역량으로 무슨 민간인 사찰이 가능하겠느냐는 해명이다. 아울러 이탈리아 해킹팀과 연계되어 있는 만큼 은폐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도 .. 더보기
유승민의 자진사퇴가 답일까? 단단히 뿔이 난 듯하다. 메르스 때문에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야당이 내놓은 국회법 개정안을 들어준 여당 원내대표가 마음에 들 리 없다. 아무리 그래도 배신이란 말까지 써가며 과도한 위압감을 줄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말 일부 종편 채널에는 자칭 애국보수주의자라는 이들이 나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이 정도면 대통령의 발언은 효과 만점이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유 원내대표는 몸을 낮췄다.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앞으로 당청관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솔직히 그가 왜 사과를 했는지 진정으로 사과할 마음을 느끼는지 궁금하다. 사과에어떤 확실한 잘못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대통령의 심중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 야당과 각을 세우지 않고 .. 더보기
호들갑이 어때서? 한 주간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들은 ‘호들갑’이라는 단어로 간단하게 정리된다. 호들갑은 경망스럽고 야단스러운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국립국어원 참고). 그런데 이 말은 꼭 국문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흔히들 쓰는 말이다. 일상에서 쓰는 말이니 일상어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국문학도다. 하지만 국어 쪽엔 영 자신이 없다. 모르는 한자어, 고유어가 수두룩하다. 달리 말해서 국문학을 전공했음에도 국어에 대한 지식은 그리 깊지 않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호들갑은 예의 있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용이 제한되는 비속어는 아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호들갑 좀 떨지 마라”고 한다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먼저 당신이 호들갑을 떨고 있지 않은 상태, 조금 과장해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고.. 더보기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공개토론회가 남긴 세 가지 화두 개인적으로 북 콘서트, 저자와의 대화 등의 행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감상하고 해석할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럼에도 (이하 ) 공개토론회를 신청하고 직접 찾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책의 내용을 우리나라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애꿎은 날씨 탓에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시작됐다. 청년기고가 노정태 씨가 사회를 맡았으며 김민전 경희대 교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진보와 보수, 중도를 아우르는 적절한 패널 구성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칭은 공개토론회였지만 실상은 각 학자들의 해석을 듣는 자리였다. 시간 관계상 독자들의 질문은 3개밖에 나오지 않았고 따라서 아쉬운 마음도 컸던 게 사실이다(준.. 더보기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아베의 역사왜곡과 다를 게 없다 노래에는 힘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힘이다. 그런데 노래 하나가 사람들을 둘로 나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노래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입장이 분열을 만들어냈다. 5‧18을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이야기다.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는 이유를 들며 국민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합창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에 작사가인 황석영 씨가 90년대 방북 경력이 있다는 이유도 추가로 들었다. 그러나 노래가 처음 등장한 건 1981년이고, 노래가 북한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황 씨가 방북한 시기는 그 이후의 일이다. 보훈처의 설명이 동의되지 않는 배경이다. 사실 이 노래는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 공식 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 더보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돌아왔다. 4‧29 재보선을 승리해서일까? 대통령의 언변은 거침없었다. “부정부패는 반드시 도려내겠다”, "국민의 염원을 거스르는 것은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는 것" 등 특유의 거센 표현이 빠지지 않았다. 한 가지 빠진 게 있다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측근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날(4일) 박 대통령의 발언은 대부분 사람들의 예측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재보선 결과만 놓고 보면 야당이 완패한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기실 선거에서 승리한 건 여당이지만 ‘정부=여당’ 프레임이 굳건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재보선 승리로 모처럼 청와대의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을 박 대통령은 곧장 메시지를 내놓았다. 기가막힌.. 더보기
심판론을 버려야 야당이 산다 2석만 가져와도 사실상 승리라 했던 야당의 구호가 무색하게 됐다. 4‧29 재‧보궐 선거 결과 야당의 무력함은 다시 한 번 여실히 증명됐다. 문제는 연속성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때도 야당은 사실상 패배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선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완패한 이유는 심판론에 있다. 심판론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상대방을 깎음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의 존재감과 정당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 그 공식에 따라 새정연은 ‘성완종 리스트’를 부각시키며 정부여당의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며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정부여당의 비리를 국민의 표로 심판하자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이 심판론에는 맹점이 있다. 첫째, 정부여당의 비리나 잘못은 선거에서 유권자가 표를 행사하는 데 더 이상.. 더보기
박 대통령, 21세기 선조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KBS 드라마 이 인기다. 충무공 이순신의 등장과 활약 덕분이라는 관측도 있고, 타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가 종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개인적으론 둘 모두 타당한 견해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내가 을 즐겨보는 데에는 앞서 제시한 두 가지 이유와는 별 관련이 없다. 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해당 드라마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 배경, 정치 형태, 국가가 처한 상황 등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드라마는 놀랍도록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다. 누군가 말했듯 삶은 드라마이고, 드라마는 삶이라는 경구를 사극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일까? 낯설지 않은 드라마 속 선조의 모습 의 발암 요인의 중심에는 단연 선조가 있다. 실제 역사와 차이가 조금 있을지 몰라도 드라마 속 .. 더보기
성완종 리스트를 풀어낼 주심과 부심, 검찰과 언론 얼마 전 축구심판 4급에 도전했다. 평소 축구를 즐기기 때문에 무난하게 따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필기시험과 체력시험을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통과했다. 실기에서는 보다 집중해서 교육에 임했고 그 결과 심판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아직 자격증이 나오지는 않았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의 축구 경기에서 연습 삼아 주심을 봤는데, 선수로 뛸 때보다 배는 힘들었다.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칙과 오프사이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팠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건 휘슬 불기였다. 조금이라도 늦게, 혹은 애매한 상황에 휘슬을 불면 선수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의 특별수사팀 구성은 시기적절해 보인다.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타이밍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