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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극히 주관적인 9월 개봉 기대작 네 편 또 다시 개강이다. 벌써 9번째. 그러니까 내게 이번 가을 학기는 4년 동안 채우지 못한 학점을 따기 위한, ‘추가학기’다. 단 2학점이 모자랐다. 여름 계절 학기에 들어야지, 했는데 몇 개 개설되지도 않은 강좌들을 노리는 수많은 경쟁자들을 따돌리지 못하고 그만... 여기까진 대외적인 변명이다. 솔직히, 아니 더 엄밀히는 무의식적으로, 막연한 ‘백수’생활에 대한 불안이 컸다. 취준생은 노력이야 가상하다 하더라도 어쨌든 백수고, 백수는 곧 낙오자니까. 아직까지 학생이라는 편안한 신분을 놓치고 싶지 않았나보다. 다행이 2학점을 들으면 학비의 1/6만 내면 되었다. 그 정도 돈이면 반 년 동안 알바로 모은 알바비로 충당할 수 있었다. 계절학기 수강신청 날, 나는 이상하리만치 게을렀고 예상보다 빨리 수강 정원은..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35주차(8/24~8/30)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나의 어머니> 어머니가 남긴 것 마르게리타(마르게리타 부이)에게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그건 그녀의 ‘리얼리티’인데, 달리 말해 영화감독인 그녀가 연출한 영화가 곧 그녀의 의도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 그녀에게 리얼리티는 현실보다 우선하기도 한다. 그녀의 영화에서 공장장 역을 맡은 배리(존 터투로)의 운전씬. 운전하는 척만 하면 되는 배리는 직선 도로를 달리는 상황인데도 핸들을 좌우로 흔든다. 그 꼴을 보지 못하는 마르게리타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배리에게 실제로 운전을 시킨 것. 하지만 앞 유리는 카메라 세 대로 가린 상태다. 앞이 보이지 않은 상태로 운전을 하면서 대사를 치는 게 가능할 리 없다. 마르게리타의 현실감각은 리얼리티 앞에서 눈 녹듯 사라진다. 그런 그녀의 어머니 아다(줄리아 라차리니)가 노쇠해, 죽음을 앞두고 있.. 더보기
놀랄 만한 공포를 주지는 못했던 <퇴마: 무녀굴> 겁이 많은 이유로 공포영화를 굳이 찾아보지 않는다. 무서운 영화를 보는 것 자체는 상관없지만 문제는 영화를 본 이후다. 하루 종일 찝찝한 기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가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공포영화를 돈 내고 볼 만큼 좋아하지는 않지만 공짜로도 보지 않을 만큼 싫어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엉겁결에 보게 된 영화가 이었다. 영화의 스토리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비록 원작 소설을 보지 못했지만 원혼에게서 벗어나려는 금주(유선 분)가 처한 비극적 굴레와 그를 치유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김성균)의 독특한 치유법은 관객들에게 서늘한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정신과 의사면서 동시에 무당의 아들인 진명이 지광(김혜성 분)을 영매로 삼아 환자를 치료하는 첫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예측 가능한 공..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33주차(8/10~8/16)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언더 더 스킨> 거울 앞에 선 자의 불안=안도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심보선이 시에서 청춘을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라고 정의한 것에 대해, 그걸 말 그대로 ‘마조히스트’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거울은 내가 아니니까.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닌 이상, 힘껏 뱉은 타액이 내 얼굴을 향하기란 불가능하다. 일그러지는 건 내 표정이 아니라, 거울 표면의 점액질을 통과하며 굴절된 빛일 뿐이다. 하지만 ‘크게 웃’는 그 쾌감은 어디서 오는가. 단지 거울이라는 물질에서일리는 없다. 나의 침이 거울에 반사된 내 얼굴을 향하지 않는다면 그 쾌감은 설명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청춘은 위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위악이다. 청춘은 자기를 학대하고 부정하지만(제 얼굴에 침을 뱉지만), 그 대상은 어디까지나 자기를 벗어나 있..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32주차(8/3~8/9)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베테랑> 조태오는 악마인가? (2007)와 (2010) 사이는 류승완에게 이를테면 단절의 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주성철은 류승완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향하는 과정이었다는 주석을 달기도 했는데, 당시 류승완은 직접 그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내 취향의 전시뿐만 아니라 시대적 정서나 환경, 그리고 타이밍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더불어 내적으로는 언제나 장인으로서의 명품을 만들고 싶다.” 문화예술계 이곳저곳에서 ‘표절’ 문제로 화끈 달아올라 있는 지금. ‘오리지널리티’를 운운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건 차치하더라도, 그게 ‘오리지널리티’든 ‘짜깁기’든 ‘오마주’든 ‘패러디’든지 간에 어쨌든 류승완이 이후 (2012)과 (2015)을 통해 확실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건 사실이니까. 말하자면 그의 변화란 액션 혹은 코..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31주차(7/27~8/2)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휴고>, 결국은 영화로 (1976), (1980), (1988), (2002), (2010). 마틴 스콜세지의 필모그래피를 따라오다 보면 (2011)는 왠지 ‘갑툭튀’라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 분위기부터 그렇다. 어딘지 음울하고 정신병적이고 지리멸렬한 흐름 와중에 는 기본적으로 발랄하다. 차라리 의 세계는 웨스 앤더슨이 만들어낸 동화적 세계에 가깝다. 거기다 영화는 일종의 주인공 휴고(아사 버터필드)라는 꼬맹이의 성장기다. 스콜세지와 아이, 그리고 성장기라는 소재의 만남은 낯설기 그지없다. 더 나아가 는 영화에 대한 영화다. 이게 핵심이다. 결국 스콜세지는 그의 영화사에서 돌연변이 같은 영화를 통해 어떤 ‘멈춤’의 순간을 노렸던 것은 아닐까. 이를테면 수많은 영화를 찍어온 자기의 나날, 더 나아가 100년이 넘은 영화의 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