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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빵

<빵집성애자 2편> 골목길 구석에 자리한 대화동 빵집 이곳의 정식상호명은 cake&baguette지만 사람들은 동네 이름을 빌려 대화동 빵집이라고 얘기한다. 대화역 1번 출구에서 성인 남자 걸음으로 10분쯤 걸려서 도착한 대화동 빵집. 작은 골목에 위치해 있으니 초행길에 이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는 다행히 이번이 3번째 방문(첫 번째 방문은 휴무일인 줄 모르고 방문)이어서 조금 쉽게 찾은 편이었지만 여전히 길이 익숙하지 않아 지도앱을 키고서 갔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손때 묻은 외관이 부쩍 맘에 들었다. 밖에서 보면 확 튀진 않고, 빵 냄새도 자욱하지 않는데도 손님을 이끄는 강한 자기장이 빵집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뿐한 마음으로 빵집 문을 열면 아담한 내부가 반긴다. 실내 인테리어는 유럽식 가정집을 연상한달까? 세련되진 않아도 정감이 가는.. 더보기
<빵집성애자 1편> 지하철 소리가 들리는 당산역의 욥(yo;b)베이커리 드디어 서울로 왔다. 목포에서 우연찮게 빵집에 들린 까닭으로 서울의 빵집을 들리는 일이 한 주 늦춰졌다. 이번 편부터 빵집성애자의 본편이 시작되니까 심심한 양해를 부탁한다. 아는 사람에게 선물용으로 빵만한 것도 없다. 더군다나 맛 좋은 빵을 사준다면 안성맞춤. 합정에서 만나기로 한 지인에게 선물할 게 뭐가 있을까(사실 내가 먹고 싶기도 했다)하다가 한 정거장 걸리는 당산역으로 향했다. 당산역 근처에는 곳곳에 빵집이 즐비한 가운데, 풍문의 빵집 욥으로 향했다. 이곳이 빵집 욥! 초여름 같은 화창한 날씨에는 온 창을 열어두는 것 같았다. 안에 있지만 테라스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저 1등석이 부러울 지경이었지만, 나는 급히 빵을 사고 다른 목적지로 향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앉을 새가 없었다.. 더보기
<빵집성애자 번외편> 세월을 버텨온 목포의 빵집 코롬방제과 미안하다. 번외편이다. 번외편이라고 하면 본래 본 편 사이사이에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프롤로그 편 바로 다음에 번외편이 나오게 돼서 다시 한 번 미안하다고 말하겠다. 서울/고양 지역을 돌아보겠다고 당당히 선포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외면한 채 목포에 있는 빵집에 다녀왔다. 빵집을 가기 위해 목포에 들린 것은 아니고, 목포에 들렸다가 빵집이 있어 들린 것이 맞겠다. 자 오늘의 빵집은 코롬방제과다. 코롬방제과에 붙는 수식어들은 참 많다. 국내최초 생크림을 사용한 전통의 빵집, 군산 이성당과 함께 호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전국 5대 빵집 가운데 하나…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한 이곳은 목포에서 관광코스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5대 빵집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기.. 더보기
<빵집성애자 프롤로그> 가끔은 밥보다 빵이 더 끌리는 이들에게 나는 빵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빵을 좋아했다. 우유에 찍어 먹을 때 촉촉함이 더해지는 카스테라부터, 어금니로 씹어야 겨우 속살을 내어 주는 바게트에 이르기까지. 빵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어제도 밤 늦은 시각에 근처 빵집에 들러 시식용 빵을 주섬주섬 먹으며 산뜻한 시간을 보냈다. 첫 사랑빵은 붕어빵이었다. 일반 빵집 진열대에는 감히 어슬렁거릴 수 없는 빵이었지만, 나는 1000원의 4개씩이나 주는 이 자비 많은 빵에 흠뻑 빠졌다. 어느 날은 식대용으로 엄마 몰래 2천원 어치의 빵을 사서 집에서 혼자 다 먹어버렸다. (아직까지도 붕어빵을 끊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어렸을 적 붕어빵만큼이나, 내가 사는 일산 부근과 서울에 위치한 유명 빵집을 돌아다니며 빵을 사 먹는 것을 참 좋아한다. 구수한 빵 냄새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