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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문장을 그리다

[문장을 그리다] #3 안희연, "라파엘" by 리카 우리가 한 송이 장미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주를 이해하게 될 거예요 생각하면 할수록 고개를 숙이게 되는 벤치에서. 장미는 남김없이 흩어졌지만 어디에도 빛은 없었다. 더보기
[문장을 그리다] #2 한강, "흰" by 리카 지금 이 도시에서 그녀가 통과하는 시간은 흰 밤일까, 혹은 검은 낮일까?... 완전한 빛이나 완전한 어둠이 되지 않은 하루들은 과거의 기억들로 일렁거린다. 반추할 수 없는 건 미래의 기억뿐이다. 무정형의 빛이 그녀의 현재 앞에, 그녀가 모르는 원소들로 가득찬 기체와 같은 무엇으로 어른거리고 있다. 한강, "흰", 난다, 2016, p.96 더보기
[문장을 그리다] #1 프란츠 카프카, "꿈", 배수아 옮김, 워크룸프레스, 2014, p.99 편집자주 : 문장에서 마주한 영감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작업, '문장을 그리다' 입니다. 새롭게 '리카'님이 이 그림의 주인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림과 문장에서 각각 발견할 수 있는 '느낌'을 함께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by 리카 그래도 어쨌든 당신이 지금 없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그런데 당신이 거기 없다는 것은 나에게 또한 아픔이기도 했습니다. 그 아픔에 대한 위로로, 나는 승객이 잊고 간 서류가방 하나는 발견했습니다. 내 주변을 둘러싼 다른 승객들이 놀라서 바라보는 가운데, 나는 그 조그만 가방 속에서 아주 커다란 옷가지들을 끄집어 냈습니다. 밀레나 예잔시카에게, 1920. 8. 10. M 206 프란츠 카프카, "꿈", 배수아 옮김, 워크룸프레스, 2014, p.99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