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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앵그리맘> 13회에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요즘 마블사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화제다. 모든 난관을 뚫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온 몸 바쳐 헌신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질 정도다. 지난 주말에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을 챙겨보니 인물들이 자신들의 뭔가를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에 이상하게도 히어로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1. ‘조방울파’는 교육계의 어벤져스가 될 수 있을까. 처음엔 딸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학교에 뛰어든 조강자(a.k.a 조방울)은 학생들과 동고동락하고 몇 번씩 생사의 위기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워갔다. 그리고 ‘조방울파’가 생겼다. 특이하게도 이 계파에 소속된 사람들은 서로 자신이 조방울파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하는 행동을 보면 꼭 조방울파다. 13회에서 그런 장면들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더보기
<초인시대> 3회, 유병재가 젊은이를 대변하는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전형 통과 소식이 속속들이 들려오는 늦봄이다. 동시에 졸업사진을 찍는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3회는 현실의 시계에 맞춘 듯, 병재의 친구 창환과 지은이 졸업사진을 찍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EP5의 제목도 . 의미심장하다. 학사모를 쓰고 우는 학생들을 보고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질문한다. 저 형과 누나들은 왜 울고 있냐고. 엄마는 진실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이런 설명을 해준다.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친구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 슬퍼서란다. 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을 보자니 또 그곳에서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이어지는 다음 장면. 예상했듯 이들은 헤어지는 게 슬퍼서 울지 않았다. 졸업유예제도가 없어지면서 취업을 못한 채 세상으로 .. 더보기
<초인시대> 2회, 삼포(三抛)세대를 위해 삼무(三無)남이 떴다. 드디어 완성되었다. 세 사람의 ‘없음’이 채워졌다는 말이다. ‘없음’이 완성된다는 이 철학적이고도 역설적인 말은 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30분짜리 에피소드 3,4회가 묶여서 방영된 2회는 지난주의 기대를 잇겠다는 듯 쉴 새 없이 웃기고, 젊은이들에게 쓰디 쓴 메시지를 던졌다. 먼저 연애, 취직,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 대응하는 ‘삼무’에 대해서부터 얘기해보자. 쓸모없는 남자, 유병재와 능력없는 남자, 김창환은 스물다섯까지 동정인 남자들이다. 그 둘은 초능력을 얻게 되었고 첫 회에서 만나 서로 의기투합하며 지내는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지구의 멸망이라는 엄청난 위기를 막기 위해 두 명의 초능력만으로는 부족했으니, 이들은 한 사람의 동정남이 더 필요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회에서 병재가 좋아하는 .. 더보기
<앵그리맘> 9회, 강자 씨, 이제 저희 손도 시원하게 따주세요. 요즘 우리가 사는 현실은 항상 그래왔지만 더욱 만만치 않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라는 계속 기억해야 하는 시간을 지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어느 고인이 밝힌 리스트 때문에 시끄럽다. 젊은이들은 여전히 취업 준비에 헉헉대고 있으며, 어른들은 혀만 차고 있다. 무엇하나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는 것이 없는 것만 같다. 이 탄탄한 전개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건, 위의 문단에서 말했던 모든 사실들이 이 드라마에 담겨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몇몇 시청자들은 이 너무나도 현실을 가혹하게 드러내서 불편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딸을 지키기 위해 학교에 뛰어든 화난 엄마가 발견하는 진실들은 어둡고 슬프기 그지없다. 그녀의 작지만 당찬 노력은 번번이 권력과 힘.. 더보기
<초인시대> 1회, 범인(凡人)의 일들이 모여 초인(超人)이 되다, 초인(超人)시대라 쓰고 범인(凡人)시대라고 읽는 것이 맞겠다. 살면서 한 번씩 우리가 겪던 불운과 고난을 전부 모아놓은 초인이 바로 드라마 속 유병재였다. 복학생이 되어 ‘개’무시를 당하고, 세면대 물을 틀었는데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고, 월세를 내지 못해 방 빼라는 소리를 몇 번이고 듣고, 어떤 여자와 잘 되가나 했는데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 한 편의 드라마로 모아놓아서 그렇지 하나씩 풀어보면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남자사람’의 사건들이다. 유병재는 이걸 아주 자세하게, 또 재치 있게 살려냈다. 1회는 가히 그의 원맨쇼라고 봐도 무방했다. 극본도 담당했던 그가 직접 연기를 하면서 표현해냈기에 작가의 의도를 100% 살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가 오늘 보여준 모습은 연기가 아니.. 더보기
대한민국의 어두운 ‘고삐리’ 세계를 표현한다는 것. <앵그리맘> 7회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던 개념이 있다. ‘숭고미’, ‘우아미’, ‘골계미’, ‘비장미’가 그것이다. 작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분류하는 개념이다. 드라마처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작품에 이 개념을 도입하면 대부분의 것들이 포함되겠지만 에서는 특별히 골계미가 많이 느껴진다. 골계미는 정확히 뜻을 풀어보면 자연의 질서나 이치를 의의 있는 것으로 존중하지 않고 추락시킴으로써 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풍자와 해학이라는 단어와도 깊게 연결되는 아름다움이다. 비장해 보이는 것들을 오히려 반대로 우스꽝스럽게 포장해서 더 의미를 부각시키는, 주로 코미디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대놓고 골계미를 드러낸 작품으로는 요즘 많은 화제를 불러오고 있는 를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고.. 더보기
거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외치는 온실 속 인물, 지현우에게 거는 기대. <앵그리맘> 5회 5회, 이 쯤 되면 장르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 엄마가 딸 때문에 고등학생이 된다는 재밌는 설정의 학원 액션 활극이라기보다 한 치의 앞도 알 수 없이 쫄깃한, 확실한 장편 스릴러다. 초반에 드라마는 굉장히 많은 문제를 만들었다. 학교 폭력 정도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선생과 제자의 불륜, 학교와 돈과 관련된 비리, 소년범에 대한 법의 집행 등, ‘학교’를 둘러싼 문제들 중 대부분을 집합 시켜놓았다. 과연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굉장히 걱정스러웠는데, 한창 전개 과정에 들어간 5회를 보니 앞으로도 계속 긴장의 끈을 붙잡고 드라마를 따라갈 것 같았다. 5회의 내용은 모든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던 이경(윤예주 분)의 자살 처리 문제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자살은 아닐 것이지만 진실을 .. 더보기
[인생은 드라마다] 우리 현실의 삶과 드라마의 깊은 관계에 대하여 오늘은 조금 특별한 기획을 준비해봤다. 이전까지는 드라마 리뷰를 주로 했었다. 드라마를 보고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미난 요소들, 메시지를 전달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현실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떠올리는 일을 하고자 한다. 항상 우리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수동적으로 보면서 작가의 메시지를 주입받았었는데 이건 좀 색다르지 않은가? 드라마의 본질을 알면 지금 드라마들이 왜 방영되고 있는지, 왜 그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작가보다 앞서서 내 나름의 시각으로 드라마를 본다는 것, 왠지 설레는 일일 것 같다. 드라마를 한자로 풀면 劇(극) 이라고 할 수 있다. 무언가를 연기하고 보여주는 일인데, 이 한자어에는 작은 비밀이 있다. 극이라는 한 개의.. 더보기
<앵그리맘>, <킬미힐미>와 닮은 구석이 있는 가족 치유 드라마 지난주까지 열풍이 거셌다. 출연진의 환상적인 연기와 더불어 아픔에서 비롯된 다중인격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보여준 덕에 시청자들은 20부 내내 드라마에 푹 빠졌다고 고백했다. 이 드라마 덕에 우리는 자신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둔 상처를 꺼내보게 되었고, 정신적으로 힘든 일들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좋은 흐름을 받아 MBC는 또 한 번 영리한 선택을 했다. 이번엔 자신만 회복하는 걸 넘어서는 이야기다. 은 ‘모성’ 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며 ‘가족’의 회복을 말하려는 이야기다. 2014년 MBC 극본공모 당선작으로, MBC는 신인 작가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작가의 네임밸류는 포기하고 오롯이 이야기에 도전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또한 이 드라마는 90년대 청춘스타 김희선이.. 더보기
<킬미힐미> 19회, 마지막 회까지 흥미를 놓치지 않는 진수완 작가의 필력 이제 거의 다 왔다. 의 이야기다. 보통 16부작인 다른 미니시리즈와 달리 는 상대적으로 긴 호흡인 20부작을 방영하기로 처음부터 결정된 작품이었다. 시청률은 화제성만큼 높게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방송이 끝날 때마다 메인을 장식하는 기사들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이 드라마가 히트했음을 확실히 단언할 수 있다. 더하여 진수완 작가가 이 작품을 2008년부터 미리 구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드라마 초반에 시달렸던 여러 풍문(?)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보통 드라마가 히트를 하면 종영할 때쯤 연장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곤 한다. 특히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 드라마일수록 그랬다. 그러나 연장을 한 작품 대부분 마지막에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 보고 싶어서 연장을 했는데 도리어 아쉬움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