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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

[今酒일기] 생각(12.4) 생각을 비우기 위해 노력중이다. 악몽을 꿨다. 지푸라기 인형이 된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보이지 않는다. 하나같이 나를 향한 그들의 시선은, 그러나 정확히 나를 관통한다. 나 또한 그런 그들을 보면서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 뒤늦게 슬픔이 차오른다. 성공. by 벼 더보기
[今酒일기] 위로(12.3) 위로는 어디서 오나. 촛불에 도취된 넷이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에 갔다. '대박막걸리' 2병과 '지평막걸리' 1병을 마셨다. 모듬세트와 고기완자 2개, 녹두빈대떡(?) 1개. '형제육회'에서 '참이슬 후레시' 1병을 깠다. 육회 2접시. 간과 천엽은 다음 기회에. 집 가는 길에 와인 1병을 샀다. 할인기간이라 6000원 남짓했다. 닭가슴살을 안주로 1병을 비웠다. 와인잔이 떨어져 깨졌다. 다음날 치웠다. by 벼 더보기
[푸디세이아]7. 만두, 만두, 만두 미친 듯이 바빴던 한 주가 끝났다. 근데, 앞으로 더 바빠진다는 것이 함정. 삶을 시험에 들게 하는 시험들로 삶이 가득하니,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그래도 만두로 가득했던 한 주 이야기를 짧게나마. 1. 16. 11. 28. 저녁 7시. 경향신문사 앞.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도통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덜컥 들은 철학 수업 덕분에 앎과 지식으로 마음은 풍성해졌지만 몸은 피폐해졌다. 생각해보면 이 날은 수업까지 다 듣고 나서 학교까지 다시 소환됐으니, 더더욱. 다만 아무리 지치고 힘들 때도 틈이 나면 밥은 꼭 챙겨먹으므로 근처 굉장히 낡고 허름해보이는 분식집을 찾아 들어갔다. 왠지 “쏘울”이 넘칠 것이란 기대와 함께. 현금만 받지만, 밥값이 채 오천원이 넘지 않는 식당에서, 괜시리 아무 것도 없지만 .. 더보기
[今酒일기] 술자리(12.2) 술자리 내내 단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 말하자면 2차 자가 테스트(1차 테스트는 '혼술' 안 하기. 엊그제 성공했다)를 통과한 셈인데 너무 기쁜 나머지 술자리가 파할 즈음 나는 1시간반가량 요지부동이던 술잔을 들어올렸다. "금주를 위하여!" 달콤한 축배. 집에 가는 길. '간 보기'로는 종로구에서 둘째라면 서러워 "엉엉" 울지도 모를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치킨집인지 치맥집인지에 있다고. 3명이서 '자매식당'에 갔다. 삼겹살 3인분에 '처음처럼 후레시' 2병. 나는 2잔만 마셨다. (축배로 2잔을 마신 건 아니고 사실 막잔이 될 줄 알고 들이켰는데 알고보니 술이 남아있던 것. 술을 남길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집근처 '더 닭'에서 다른 둘을 만나 후라이드 치킨 1마리에 '생맥주' 1700cc를 .. 더보기
[今酒일기] 마지막(12.1) 마지막을 얘기할 때마다 남아있을 것들이 눈에 밟힌다. 그러고 보면 오롯한 관념론자란 불가능한 게 아닌가. "우리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에요." 두루뭉술한 말로 공허를 채운다. 많지 않은 술병을 에워싸고 우리는 취한 건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셋이 왕십리에 갔다. 다만 거리상 그쪽이 '공평'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깡'이라는 삼겹살집에 갔지만 자리가 없었다. 대신 근처 눈에 띄는 막창집으로. 삼겹살과 막창을 안주로 '처음처럼' 3병을 비웠다. 배가 불러 안주 없이 '바나나에반하나' 하나를 시켰다. 밀키스에 바나나 시럽 넣은 맛. '취하지 않을 술은 술이 아니다'는 한 주정뱅이의 말이 떠오르는 맛. 2차로 칵테일집. '파우스트'를 시켰다. 이미 좀 취했던 건지 빨대를 입에 문 채 술잔을 기울이다 술을 .. 더보기
[今酒일기] 와인잔(11.30) 와인잔에 콜라를 따라마셨다. 다른 이유는 없다. 뒤집혀있는 다른 잔들과 달리 와인잔만 바로 세워져있었던 탓일까. 아니면 그립감 때문? 나같이 변명일색인 관념론자(Thanks to 알튀세)에게 '무의식'이란 얼마나 효과적인 무기인지. 어쨌든 성공 by 벼 더보기
[今酒일기] 썰(11.29) 을 풀자면 끝이 없다.다만 타이밍이 문제다. 세 시간 수많은 이름과 기억을 헤집었지만정작 '그'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스핀오프' 술자리라도 마련해야 할 판. 둘이서 맥스 4병과 참이슬 후레시 3병을 마셨다. 마지막 세 잔을 제외하고는 모두 섞어마셨다. 안주는 닭도리탕과 골뱅이소면. 닭도리탕은 절반을 남겼고 골뱅이소면은 거의 입에 안 댔다. 집에서 호로요이 한 캔을 마셨다. by 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