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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2

<나, 다니엘 블레이크> 켄 로치가 삶의 무게를 말하는 방법 ‘영알못(영화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2016년 칸 황금종려상까지 받은 영화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희극에 가까울 수는 있으나, 엄밀히 말해 영화 는 영화의 영상미나 극적 구성 측면에서 새롭거나 참신한 시도를 보여준 것이 없다. 으레 그랬듯이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 - 더 자세한 확인은 힘들지만, 아마도 신인들 - 을 쓰고, 플롯 자체가 확 튀는 구성도 아니다. 몇몇 움찔하게 만드는 부분들은, 사실 클리셰에 가까운 무엇. 다만 를 보면서 든 생각은, 이 영화에 다큐 3일이나 인간극장의 자막에 깔려도 크게 이상하게 여겨지진 않을 것 같다는 점이었다. 영화지만, 어쩌면 저 멀리 영국 뉴캐슬 어디에서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별로 위화감이 없을 것만 같은 영화, 다. 영화와.. 더보기
[今酒일기] 내일(12.21) 내일 이후의 세계가 아득하다. 오랜만에 별밤 멤버와의 벙개. 대학로에서 9와 만나 '더 후라이팬'에 갔다. 세 번 허탕친 뒤였다. 그래도 연말은 연말이었다. 회사에서 좀처럼 놓아주지 않은 건은 조금 늦게 합류했다. 오리지널 안심 곱빼기에 '사민주의의 주스' 큰 사이즈를 한 잔씩 마셨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 혹시 조류독감때문인지 물었는데 사장인지 종업원인지는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직 시험이 안 끝나서"라고 덧붙였는데 마침 오늘은 성균관대학교 기말고사 마지막 날. "많이 파세요"라고 말하며 가게를 나섰다. 2차로 '홍콩반점'에 갔다. 꿔바로우와 '칭따오 주스' 2병으로 이뤄진 세트를 시켰다. 집 가는 길에 친애하는 고시생과 '오징어나라'에서 잠깐 회동했다. 우럭회와 '청포도에이슬'.. 더보기
[푸디세이아] 8. 종강 후의 치맥은 달다 사소한 일로 아침부터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1시간에 걸쳐 공연을 (비록 좋진 않은 자리지만) 예매를 하고 시험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고 를 봤더니 기분이 어린왕자 속 보아뱀 - 혹은 모자로 보이는 무엇 - 마냥 유려한 곡선을 따라 오간다. 끝났으니 행복해야겠지만, 영화관을 나서니 역설적으로 이젠 진짜 비빌 언덕이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연말까지 읽겠다고 빌린 책은 가방을 채우다 못해 터질 것만 같은데, 설상가상 영화를 보고 나오니 처량하게 비까지 온다. 뭔가 쏟아질 것 같은 날이다. 혜화역 4번 출구 앞에서 벼 형을 만난다. 무한리필 삼겹살집 2곳과 양꼬치집을 갔지만 어딜가나 사람은 바글바글하기에 우리가 머물 ‘자리’가 없다. 사람에 치여 치맥이나 하자고 찾아간 치킨집은 그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