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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의 위기, 브로맨스로 해법을 찾다

category 예능 2015. 1. 24. 07:00

유난히 뜨거운 관심 속에서 삼시세끼 어촌편이 드디어 첫 방송을 마쳤다. 첫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까지 프로그램과 제작진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장근석의 탈세 논란에 이어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 논란까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첫 방송을 1주일 미루며 장근석의 촬영본을 최대한 편집할 시간을 확보했다.

본디 프로그램이 논란에 휩싸이면 시청자들은 줄곧 외면하거나 거부하기 일쑤였는데 삼시세끼 어촌편 만큼은 예외인 듯했다. 제작진의 이후 발 빠른 대처가 사태를 수습하는 데 공헌한 면은 있으나, 원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었기에 시청자들은 논란과 별개로 프로그램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래도 다른 때에 비해 시청자들은 삼시세끼 어촌편에 대해서 예민해져 있었다. 잔뜩 예민해진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이제는 프로그램으로 말해야 할 때였다. 우려와 기대 속에서 첫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삼시세끼 어촌편 첫 방송은 본때를 보여줬다. 삼시세끼 어촌편이 날린 치명타에 시청자들은 기분 좋게 녹다운 됐다.

 

나영석 PD는 방송 직전 인터뷰에서 두 가지 우려를 표했다. 하나는 첫 촬영분에 장근석을 최대한 편집하게 됨으로써 이야기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생긴 것과 섬과 겨울이라는 혹독한 환경 아래 흐르는 기본 정서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의 우려는 방송에서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출연진의 3분의 1을 담당했던 장근석의 존재를 편집함으로써 생기는 부자연스러움은 존재했고, 변덕스러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는 만재도의 대자연은 혹독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것이 전혀 문제 될 건 없어 보였던 건 대단히 재밌었다는 것이다. 장근석의 탈락으로 차승원과 유해진의 브로맨스는 두드러졌고, 혹독한 대자연 아래 서로에게 기대며 삶을 영위해가는 둘의 모습이 퍽 인상 깊었다.

 

분명 편집으로 촬영분이 사방팔방 떨어져 나갔다. 어색한 부분도 존재했고, 시간의 배치도 띄엄띄엄 되어있어 의아한 구석도 있었다. 그러나 삼시세끼의 사정을 아는 시청자들은 그 정도는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었기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편집이었지만 이로 인해 차승원과 유해진, 둘의 우정은 도드라졌다. 제작진도 그들에게 새로 생긴 일주일 동안 촬영본을 최대한 둘의 관계로 짜내는 데 공력을 다한 것 같았다. 둘은 참 유별났다. 어쩌면 삼시세끼 어촌편이 만들어질 때 둘의 존재를 그 출발로 삼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둘은 서로를 너무도 잘 알았다. 하지만 결코 서로를 막 대하지 않았다. 칭찬과 배려 속에서 둘의 우정은 오랜 세월을 지나왔고 그 깊이를 방송으로 다 담아내기엔 역부족이다 싶을 정도였다.

 

차승원의 아침 밥상을 맛있게 먹고서 유해진은 차승원에게 “차의 존재에 다시금 이렇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네?”라며 자칫 낯 뜨거울 수 있는 말을 진심 어리게 이야기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유해진은 차승원이 낚시하러 나간 사이 그를 위해 의자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쉬운 일일 수 있지만, 서로에게 칭찬을 건넨다는 것과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어지간한 사이가 아니면 힘들다. 둘은 어지간한 사이임이 분명했다.

 

 

둘을 묘사하자면 꼭 노부부의 신접살림(?)같아 보였다. 지그시 서로를 바라보고 기다리고 이해하는 모습에서 어느 노부부의 모습을 봤고, 첫 집에서 새로이 삶을 꾸려 나가는 신혼부부의 신접살림 같기도 했다. 둘의 진한 우정은 오묘한 로맨스의 기운도 풍겼다. 앞으로의 방송에서도 둘의 애틋한 모습을 유감없이 볼 것 같은 기대가 든다.

 

서울에서 꼬박 반나절이 걸리는 만재도에 도착하는 것만큼 첫 방송에 오기까지 참 힘들었다. 그럼에도 차승원과 유해진 40대 두 남자가 함께 사는 법을 보면서 첫 방송을 참 따뜻하게 봤다. 늦었지만 제작진을 칭찬해주고 싶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고 첫 방송을 무사히 준비한 제작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객석이 술렁일 때 화려한 서막으로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어느 교향단의 모습처럼 삼시세끼 어촌편의 첫 방송도 충분히 그랬다. 첫술에 배부르기 시작했다. 큰일 났네 이거.

 

사진출처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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