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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에 한참 시달리다 겨우 맞이한 월요일밤, 위로받고 싶다. 아무것도 안하면서도 뭔가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싶을 때, TV를 켠다. 아니 요즘 시대라면 핸드폰으로 실시간TV 어플리케이션을 누른다. 지상파가 나의 채널의 전부이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종편/케이블이 얼마나 잘 만들겠어라는 말은 이제 실언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월요일을 무사히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월화드라마 대신 쿡방과 먹방, 그리고 외국인들의 토론 방송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의외로 월요일에 방송을 보기가 더 쉽다. 물론 가장 뜨거운 시간대는 금요일밤과 주말 저녁이라지만, 월요병에 지쳐버린 몸을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예능일 때가 있다. 그래서 JTBC는 그들의 예능 중에서 최전방 투톱이라고 할 수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정상회담>을 월요일에 연이어 배치했다.

 

월요일 밤에 그 방송을 연이어 본건 아니지만 두 방송을 이어보면서 참 영리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했다. 쿡방으로 배고픔을 달래고, 토론으로 우리의 뇌를 달래는 차별화된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시청률 5퍼센트에 육박하는 성공한 예능이다. 동시간대 지상파가 5~6퍼센트 시청률을 유지하는걸 보면 사실상 가장 앞선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시간을 아주 알차게 사용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절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벌써 40회를 넘어선 장기화된 스튜디오 예능이지만 지루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60분이라는 꼭 맞는 방송 시간, 그리고 제한된 시간과 재료라는 설정 덕분에 방송은 바쁘게 돌아간다. 특히 요리를 하는 중간에 비트수가 빠른 EDM을 삽입한 건 절대 이 방송이 레시피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익히 알려진 MC 김성주와 정형돈의 케미는 여전하다. 특히 중계를 접목한 것은 SBS에서 다시 응용할만큼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다.

놓칠 수 없는 것은 셰프들의 캐릭터다. 제작진과 MC들은 아주 성공적으로 셰프들을 캐릭터화 해낸다. 물론 실패 사례도 있었지만, 셰프들은 제작진이 만들어준 대본 위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연기도 하고, 심지어 그것을 잘 즐긴다! 천재 못 이기고, 노력하는 사람 못 이긴다 하지만 그들도 못 이기는 것이 즐기는 사람이라 하지 않았는가. 셰프테이너라는 말이 탄생할 만큼 방송에 익숙해진 그들이 마치 홈구장에 온 것처럼 뛰노는 곳이 <냉장고를 부탁해>인 것 같다. 그들은 맘껏 자신들의 끼를 부리고, 웃고 떠든다. 그러면서 멋진 요리는 완성되고, 화면은 아주 맛깔스럽게 그것을 담아낸다. 방송 안에 딱히 칼을 들이밀 곳이 없다.

 

그럼에도 <냉장고를 부탁해>가 또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점을 찾아보자면 계속된 ‘변화’를 들 수 있겠다. 셰프들도 변화하고, 게스트는 2주마다 변화한다. 지난 14일 방송에서 재밌었던 부분은 처음으로 10분 요리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한계에 도전하는 셰프들의 모습이 재미를 끌었던 만큼, 안정적인 틀을 갖춘 방송이 나아갈 길은 변화에 대한 계속된 시도다. 앞으로 이 방송은 계속 새로운 한계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다. 거기에 다른 설정들을 추가하자면, 냉장고에 새로움을 부여하는 것(MC들의 냉장고, 셰프 본인들의 냉장고, 김치 냉장고, 엄마의 냉장고, 냉장고가 아닌 다른 곳에 음식을 모아놓은 것 등)이 있겠다. 이들의 변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덕분에 한 시간 즐기다 마음은 배불러졌지만 몸은 배고파졌다. 그래서 나는 음식을 준비했고, 자연스럽게 다음 방송을 맞이했다.

이어서 방송된 <비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스튜디오의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MC석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패널 석이 양쪽으로 쭉 이어져 있고, 주로 남자들이 이 구역을 차지하고 있다. 요리 방송을 보면서 음식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면, 이번에는 그 음식을 먹으며 한국어를 매우 잘하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즐기는 시간이다. 8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비정상회담은 정말 많은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세계에는 정말 많은 나라가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비정상회담의 방향도 무궁무진하다. 다행히도 그만큼 세상에 많은 문제가 있고, 우리가 알아야할 정보도 많았다. 그렇기에 <비정상회담>은 교양프로그램에 가까운 예능이다. 8명이라는 많은 작가의 수가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자료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활약하는 패널들 덕분에 재미를 잃지 않는 <비정상회담>은 많은 여성 팬들의 지지까지 받고 있다.

벌써 많은 주제들이 오가고, 게스트, 패널들이 변했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세상의 수많은 문제들 덕분에 <비정상회담>은 계속 힘을 발휘한다. 심야 시간의 종편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3퍼센트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저력이 그걸 증명한다. 14일 방송에서도 환경보호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띠게 토론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상당히 즐거웠다. 그들은 똑똑했고, 혈기왕성했다. 사실 <비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재미를 주는 부분은 열이 올라 얼굴이 빨개지도록 자신의 의견을 늘어놓는 패널들의 모습이다. 그들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보면 저러다 싸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지하지만, 이것을 재미 요소로 잘 풀어낸다. 어쩌면 드라마틱한 요소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게 각 국가를 나름대로 대표하는 이들의 의견을 듣다보면 시간이 금방 흐르기 마련이다.

 

심지어는 말미에는 자신들이 제안하는 캠페인을 참여하기도 한다. 혹시나 이런 부분이 빠지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결론까지 챙기는 모습이었다. 환경보호를 위해 밥을 깨끗이 먹는 캠페인부터 하자는 그들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80분이라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의 안정적인 구도가 매너리즘에 빠지게 하지 않을까. 이들이 제공한 자료들을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시간이 없다고 느껴지지만 80분은 짧지 않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한국의 대표는 지속적으로 변하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게스트가 나오지만 순간적으로 느슨한 분위기로 방송 분위기가 흘러가는 지점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렇지만 칭찬만으로도 글의 분량이 많은 것을 차지하듯, <비정상회담> 역시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예능임이 확실하다. 특히 빈지노의 게스트 출연과 더불어 패널들이 끼를 선보이는 코너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또 새로운 기대를 불러올 수 있을 것 같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스핀오프가 만들어질 만큼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

 

당연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았지만, 한 번쯤 짚고 갈 수 있는 주제다. 이제 월요일 예능의 강자는 JTBC가 확실히 맞다. 이미 그들은 강했지만 당분간은 그 지위를 유지할 것 같다. 이들의 지속된 변화와 성장을 요구하며, 다음 방송에서 만나게 될 셰프들의 요리와 외국인 패널들의 끼를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 JTBC

 

- by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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