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겨레

시대가 만든 '언론 투사', 청암을 기억하며 <송건호 평전> “나는 천성적으로 투사가 될 수도 없고 운동가도 될 수 없습니다. 나는 가만히 놔두었으면 평범한 신문기자로 늙어 죽을 사람입니다. 이 경우 없는 시대가, 이 더러운 세상이 나를 가만히 놔두질 않고 재야운동가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본의 아니게 투사라면 투사가 되었습니다” 청암(靑巖) 송건호. 해방 이후 시대의 온갖 풍파에 맞섰던 그를 후배들은 ‘20세기 최고의 언론인’이라고 불렀다. 사실 그는 헌책방을 순례하며 책을 읽는 소박한 취미를 갖고 있던 평범한 기자였다. 그저 언론의 자유로움과 상식을 지키려 했을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는 ‘투사’가 되어 있었다. 책 은 몰상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상식을 지키며 살아간 지식인, 청암 송건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책은 분명 한 인물을 주로 서술하고 있지만 읽다보면 .. 더보기
<뉴스가 지겨운 기자> 특종보도에 지쳐버린 우리에게 보내는 글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서 쓰던 사물함을 비웠다. 나한테 이렇게 책이 많았었나 싶었는데, 역시나 그 책들은 내 것이 아니었다. 기자를 준비하던 친구 녀석이 나보다 먼저 자리를 비우면서 내게 맡겨둔 것이었다. 몇 권을 들춰보다 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 기자가 되기도 전에 벌써 뉴스가 지겨워졌나 싶어 몇 장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서 책에 빠져들었다. 이 책은 신문에서 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한 안수찬 기자의 글이다. 그는 정말로 (우리나라) 뉴스가 지겨워진 기자였다. 특종과 속보, 오로지 스트레이트(사실 기반의 짧은 기사)를 좇는 우리나라의 보도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책의 서두에서부터 ‘내러티브’라는 개념을 꺼내들었다. 어쩌면 그가 기자 생활을 하는 내내 매만지던 개념일지도.. 더보기
광기어린 폭력은 명백한 테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안타까운 일이다. 대사는 한 나라를 대표해서 파견되는 그 나라의 얼굴이다. 그 얼굴에 깊은 생채기가 낫다. 자상을 입고 긴급히 몸을 피신하는 리퍼트 대사의 모습에 우리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그의 의연한 대처 역시 놀라웠다).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최근 들어 눈에 띈다. 끔찍한 장면을 연출한 이는 김기종 씨다. 연일 언론에서는 그의 행적을 쫓았고 그 결과 그는 과거에도 몇 차례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그는 주한 일본 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졌고, 청와대 앞에서 분신자살 소동을 벌였으며, 박원순 서울시장 앞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런 전력을 무시한 채 그를 단순히 문제적 개인으로만 바라보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그가 진보단체로 분류되는 우리마당 대표로 있다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