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우식

분명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네요.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나는 분명 웃고 있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행복했다. 하지만 내 마음 어딘가는 울고 있었다. SBS의 추석 특집 드라마, 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웃고 있지만 울게 하고, 행복하지만 슬픈, 역설과 아이러니한 감정으로 가득한 드라마였다. 후속 기사에서 언급되었듯, 드라마는 명절 첫 아침부터 사람들을 울렸다. 대부분의 댓글은 이랬다. 하릴없이 아침에 뒹굴다 TV를 틀었는데, 보다보니 자세를 고쳐 앉게 되었고, 결국엔 눈물 콧물을 쏙 빼고 말았다고. 정확한 표현이었다. 나 역시 드라마를 보며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 (옆에 부모님이 계셔 눈물 콧물은 가까스로 참아냈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 더보기
올해 추석 특집 드라마, 딱 두 편? 또다시 명절이다. 대체공휴일이 생긴 덕분에 하루를 더 번 느낌의 풍성한 추석을 맞았다. 명절 때만 되면 말 한마디에 상처 받는 취업준비생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풍성했다. 어쩌면 올해는 오히려 공부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추석을 혼자 보내게 되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명절 때 꼭 챙겨보는 것이 있다. TV편성표다. 예전에는 지상파 4개 채널만 챙기면 되었는데, 이제는 종편 채널 4개에 갖가지 케이블 채널의 편성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들만의 콘텐츠도 충분히 강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떤 방송들이 편성되어 있을까. 기대하면서 페이지를 열어봤다. 흥미로운 방송들이 많았다. 각 채널마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연예인들의 프로그램이 있었고, 복고를 지향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런데 아쉬운 것 한 가지. 바로 .. 더보기
아아, 호구가 여기 있었습니다. <호구의 사랑> 첫 회 아,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이 감탄사의 종류는 쓰라림과 공감이 뒤섞인 감탄이다. 갑을 로맨스, 모태 솔로 연애 호구남의 사랑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언어들로 뒤섞인 첫 방송을 보고 난 소감이다. 방영 전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출연자 이수경의 발언 논란으로 이미 홍역을 겪어 노이즈 마케팅을 한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멋진 재벌 남자가 아닌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의 로맨스라는 설정 덕에 꽤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에 관심을 두었다. (사실 내가 그런 남자라 그랬다.) 관심과 우려가 뒤섞인 상황에서 첫 방이 끝난 지금,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갈 것 같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남부럽지 않은 호구남 중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확실히 공감했다. 아주 웃프게 말이다. 먼저 PD와 작가의 이름을 보고 놀랬다.. 더보기
“사는 게 숨이 차요.”, <거인>의 화법 *보기에 따라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태용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실상 부모가 부재한 영재(최우식 분)의 지독한 성장기다. 영화는 계속해서 영재의 비극적인 행보를 아슬아슬하게 따라다닌다. 집에서 뛰쳐나온 영재는 보호원(이삭의 집)에서도 '집으로 돌아가라'는 암묵적인 압박을 받는다. 거기서 영재는 신부가 되겠다는 가녀린 희망 하나로 아등바등 삶을 버텨낸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사리 허락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없는 사건들이 계속해서 쏟아진다. 말하자면 영재는 불쌍한 아이다. 영화 초반. 사건이 아직 시작되기도 전, 그러니까 영재가 놓인 생활환경부터 안타깝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영재는 더욱 더 불쌍해진다. 영화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영재는 연민과 동정의 대상이다. 여기까지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