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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

<송곳> 시시한 약자와 시시한 강자의 싸움 약한 것은 과연 좋은 것일까, 아니면 병신이 되는 지름길인 걸까. 점점 구색을 갖춰가는 드라마 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착한 것이 좋은 것이라고 세뇌되듯 배우지만, 생각보다 삶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착하면 이용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주인공 이수인(지현우 분)은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보고 노동조합에 가입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인생을 그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문제를 정면으로 부딪치기로 결단한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왕따가 된다. 하지만 구조조정 명령이 떨어진 회사에서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수산 파트 과장 허과장(조재룡 분)과 형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던 성실한 주임 황준철(예성 분)에게 위기가 닥친 것이다. 허과장은 매번 준철에게 이런저런 일을 떠넘기다 결국 그에게 사직.. 더보기
<송곳>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당신들이 공감할 이야기가 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단행본이 출간된 웹툰이다. , 과 같은 시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담아낸 작품을 만든 최규석 작가의 웹툰 데뷔작이기도 하다. 노동조합, 사용자, 정의감이 담겨 있는 노동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다룬 웹툰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었다. 드디어, 이 드라마로 세상에 나왔다. 인턴, 비정규직의 애환을 담아 세상을 뒤흔들었던 작년 이맘때의 tvN 드라마, 처럼. 드라마는 철저히 웹툰의 서사를 그대로 따른다. 첫 장면에서부터 인물들의 대사, 화면 구성, 장면의 순서까지 말이다. 보통 웹툰을 영상으로 만들 경우 새로운 문법에 맞게 고쳐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은 그렇지 않다. 웹툰의 서사가 워낙 드라마의 문법에도 맞게 잘 설계된 덕분일 것이다. 지난 주말 방송된 의 1, 2부.. 더보기
<앵그리맘> 조강자의 무모한도전이 무한도전이 되기까지 분노한 엄마의 이야기는 끝났다. 은 지난 목요일, 16회라는 나름의 장정을 무사히 마쳤다. 마지막 회의 시청률은 동시간대 2위였다. 물론 최고의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섬세한 연출과 탄탄한 이야기의 힘으로 은 뒤로 쳐지지 않고 계속 힘을 발휘하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종영한지 며칠이 흘렀지만, 나는 지금도 드라마의 여운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 화난 엄마의 황당한 듯 황당하지 않았던 도전을 되짚어보려 한다. 시작은 아이가 당하는 학교 폭력에 화가 난 동안 미모의 엄마가 학생이 되어 현장에 뛰어드는 것부터였다. 이 때만 해도 드라마는 최강동안 김희선의 미모를 이용하는 것에 그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단순 학교 폭력을 한 꺼풀 벗겨보니 양파처럼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 더보기
<앵그리맘> 현실을 정확히 은유한 신인 작가에게 박수를 나는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해야한다는 현실주의자다. 지난 몇 개월간 드라마 리뷰를 하면서 꾸준히 이 지론을 지켜왔다. 장르가 판타지고, 사극이더라도 그 안에 담긴 메시지만큼은 현실과 맞닿아있어야 진가가 드러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드라마나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이론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화려한 이론의 잣대를 대보고 싶지만, 나는 그저 드라마의 작가가 대본을 집필할 때 숨겨둔 마음을 드라마를 보며 발견할 뿐이다. 14회가 방영된 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이 드라마가 보여주고, 고발하고, 비유한 진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좀 청승맞게 울었다. 최근의(아직도 최근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떠올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슬펐다. 이 일을 구체적인 단.. 더보기
<앵그리맘> 13회에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요즘 마블사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화제다. 모든 난관을 뚫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온 몸 바쳐 헌신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질 정도다. 지난 주말에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을 챙겨보니 인물들이 자신들의 뭔가를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에 이상하게도 히어로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1. ‘조방울파’는 교육계의 어벤져스가 될 수 있을까. 처음엔 딸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학교에 뛰어든 조강자(a.k.a 조방울)은 학생들과 동고동락하고 몇 번씩 생사의 위기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워갔다. 그리고 ‘조방울파’가 생겼다. 특이하게도 이 계파에 소속된 사람들은 서로 자신이 조방울파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하는 행동을 보면 꼭 조방울파다. 13회에서 그런 장면들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더보기
<앵그리맘> 9회, 강자 씨, 이제 저희 손도 시원하게 따주세요. 요즘 우리가 사는 현실은 항상 그래왔지만 더욱 만만치 않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라는 계속 기억해야 하는 시간을 지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어느 고인이 밝힌 리스트 때문에 시끄럽다. 젊은이들은 여전히 취업 준비에 헉헉대고 있으며, 어른들은 혀만 차고 있다. 무엇하나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는 것이 없는 것만 같다. 이 탄탄한 전개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건, 위의 문단에서 말했던 모든 사실들이 이 드라마에 담겨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몇몇 시청자들은 이 너무나도 현실을 가혹하게 드러내서 불편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딸을 지키기 위해 학교에 뛰어든 화난 엄마가 발견하는 진실들은 어둡고 슬프기 그지없다. 그녀의 작지만 당찬 노력은 번번이 권력과 힘.. 더보기
거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외치는 온실 속 인물, 지현우에게 거는 기대. <앵그리맘> 5회 5회, 이 쯤 되면 장르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 엄마가 딸 때문에 고등학생이 된다는 재밌는 설정의 학원 액션 활극이라기보다 한 치의 앞도 알 수 없이 쫄깃한, 확실한 장편 스릴러다. 초반에 드라마는 굉장히 많은 문제를 만들었다. 학교 폭력 정도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선생과 제자의 불륜, 학교와 돈과 관련된 비리, 소년범에 대한 법의 집행 등, ‘학교’를 둘러싼 문제들 중 대부분을 집합 시켜놓았다. 과연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굉장히 걱정스러웠는데, 한창 전개 과정에 들어간 5회를 보니 앞으로도 계속 긴장의 끈을 붙잡고 드라마를 따라갈 것 같았다. 5회의 내용은 모든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던 이경(윤예주 분)의 자살 처리 문제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자살은 아닐 것이지만 진실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