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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담

<스틸 플라워>下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세계서 울려퍼지는 몸부림 강렬한 잔상이 남아있는 세 장면. 끊어질 듯 이어지는 탭댄스. ‘창녀’라는 오해에 “일하고 싶어요.” 기묘하게 되돌아오는 대답, 그리고 그 아래 처절하기 울려 퍼지는 발소리. 마지막 쇼트에서 웃음과 울음을 알 수 없는 리듬으로 반복하는 하담(정하담)의 얼굴. 띄엄띄엄 이어지는 이 세 장면은 영화의 혼란스러운 서사를 강하게 떠받치며, 무엇보다 ‘외계인이 될 뻔한 내부인’으로서 하담의 불안정한 위치를 부연한다. 1. ‘들은 대로 움직여봐. 그럼 들을 수 있을 거야.’ 우선 탭댄스부터. 뭐 하나 자기 뜻대로 풀리지 않는 하담은 집(아닌 집)을 향하는 길에 우연히 탭댄스의 경쾌한 소리를 듣고 멈춰 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리다. 왜인지 모르게 하담은 탭댄스가 내는 ‘소리’에 빠져든다. 이후 고생 끝에 벌고 .. 더보기
<스틸 플라워>上 외계인이 될 뻔한 내부인 를 관통하는 질문. 왜 하담(정하담)은 그렇게까지 살고자 애쓰는가. 그가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가. 해답은 놀랍게도 도입부에 이미 짜여있다. 나만의 답변. 영화에서 하담은 얼핏 외계인의 처지에 놓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결코 외계인이 아니다. 차라리 하담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외계로 내던져졌지만 어찌어찌해서 다시 돌아온, 말하자면 ‘외계인이 될 뻔한 내부인’이다. 여기에 해답이 있다. 아리송한 결론을 맨 앞에 두었다. 여기서 끝내면 혼잣말과 다르지 않으니 이제부터는 같은 말을 다만 길게 늘려보겠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하는 말은 다 부연이자, 혹 첫 문단에서 ‘아’ 느낌이 왔다면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며, 결정적으로는 아래 이어지는 내용이 고리타분할 가능성이 농후하리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