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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

인간은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 절반을 넘어선 ‘굿와이프’ 지난 5월 소설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로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권위 있는 세계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본질적 문제인 욕망과 폭력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한강은 앞으로도 독자들의 불편함을 만들어내는 인간 내면을 다룬 소설을 쓸 계획이다. 최근 천만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영화 ‘부산행’에도 비슷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과연 인간이 어디까지 악독해질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질문이 남는다. 나름의 권선징악이 있었지만 그걸 얻기까지 인물들이 놓친 것들이 너무 많았다. 이제 반환점을 돈 드라마 ‘굿와이프’에서도 인간의 이기심에 관한 부분은 도드라진다. 무엇보다 이 세계 .. 더보기
‘신뢰’에 대한 화두를 던질 ‘굿와이프’ “너 나 믿지?”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1, 2회를 본 사람이라면 생생히 기억할 대사다. 한 번이지만 가장 강력했던 성관계 동영상 하나로 몰락해버린 이태준(유지태 분) 검사는 아내인 김혜경(전도연 분)에게 “너 나 믿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이미 신뢰감을 잃어버린 혜경은 이렇게 답한다. “당신은 나에게 개자식일 뿐이야” 드라마는 추문으로 무너진 남편으로 인해 15년 만에 변호사 세계에 입문한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법연수원에서는 날렸지만 본의 아니게 늦은 나이에 변호사가 된 혜경의 성장기가 주된 내용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더불어 매회 완결이 나는 빠른 사건 전개가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1회 초반부에서 나왔던 “너 나 믿지?”와 “당신.. 더보기
<소수의견>에 대한 두 가지 키워드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니며, 극중 모든 인물은 허구입니다.’ 은 이렇게 어딘지 조급함이 묻어나는 문구로 시작한다. 그리고 저 한 문장 속에는 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예견되어있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비록 에둘러 언급할 뿐이지만(영화에서는 아예 언급조차 명확히 되지 않지만), 2009년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에 따라 영화는 애초에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암묵적으로 2009년의 용산이라는 메시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었다. 즉, 은 기본적으로 국가와 개인의 관계, 혹은 국가의 폭력에 의한 개인들의 상처라는 전언보다 늦될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면, 고발영화이자 정치적인 영화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왠지 영화는 ‘정치’라는 구심점으로부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