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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광인狂人을 이해하는 영화, <사도> *일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먼저 근황부터.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다. 과거의 나였다면 이 말에 고개를 끄덕였겠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이 말을 도저히 견딜 수 없다. 참 있어 보이는 말이지만 결국은 동어반복에 기댄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이미 일어난 일은 수습을 해야 한다. 그게 고의든, 실수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 일과 관계된 사람에 대한 예의다. 소통이 되지 않는 것만큼 막막한 일도 없지만 어제부로 나는 카카오톡을 삭제했다. 삭제의 이유는 여럿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차라리 그게 더 속 편할 것 같아서다. 막상 노란 창이 사라지니 문득 불안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온전히 내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다분히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그런 와중에 본 영화가 였.. 더보기
<베테랑> 조태오는 악마인가? (2007)와 (2010) 사이는 류승완에게 이를테면 단절의 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주성철은 류승완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향하는 과정이었다는 주석을 달기도 했는데, 당시 류승완은 직접 그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내 취향의 전시뿐만 아니라 시대적 정서나 환경, 그리고 타이밍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더불어 내적으로는 언제나 장인으로서의 명품을 만들고 싶다.” 문화예술계 이곳저곳에서 ‘표절’ 문제로 화끈 달아올라 있는 지금. ‘오리지널리티’를 운운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건 차치하더라도, 그게 ‘오리지널리티’든 ‘짜깁기’든 ‘오마주’든 ‘패러디’든지 간에 어쨌든 류승완이 이후 (2012)과 (2015)을 통해 확실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건 사실이니까. 말하자면 그의 변화란 액션 혹은 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