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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원

<페이지터너> 삶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당신이 공감할 이야기 ‘Page turner'(페이지터너). 연주자 대신 악보를 넘기는 사람을 말한다. 연주자와 호흡이 한 번이라도 어긋나 악보를 잘못 넘기면 연주는 흔들린다. 늘 긴장한 채로 연주에 집중해야 한다. 연주자의 숨소리와 팔 움직임도 신경 써야 한다. 페이지터너는 종이 넘기는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튀는 옷을 입어서도 안 된다. 연주자와 관객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페이지터너는 철저히 ’소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26일 방송된 KBS 2TV 청춘 3부작 드라마, 는 ‘우리 인생에도 ‘페이지터너’가 존재한다‘는 명제를 던진다. 인생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 순간에 함께 그 페이지를 넘겨 줄 누군가가 있다고 말이다. 드라마는 세 청춘을 내세워 그들이 서로의 페이지를 넘기는 과정을 3부에 걸쳐.. 더보기
<우리선희> 솔직히 말해줘, 다만 내가 원하는 걸 “선희야!” 세 명의 남자가 여자를 부른다. 여자는 ‘선희’로 호명된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여자에게 여러 속성을 강제한다. 제목에서처럼 여자는 ‘우리(의) 선희’가 된다. 여기서 방점은 ‘우리’에 찍혀야 한다. 우리가 없다면 선희도 없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 선희는 정말 일방적으로 호명을 당하는가? 우리는 영화에서 ‘진짜’ 선희를 고민해야 하는가? 다시, “선희야!” 세 명의 남자가 여자를 부른다. 하지만 여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건 “선희야!”가 결코 호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희야!”는 오히려 대답이다. 선희의 부름에 대한 반응이다. 애초에 선희(정유미 분)는 영화로 침범해 들어온다. 동현(김상중 분)은 대학의 벤치에 앉아 있었고, 문수(이선균 분)는 건널목에서 막 후배와 헤어졌으며, 재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