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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54살 먹은 이 영화, 여전히 오싹하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 * 영화 ‘싸이코’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CJ CGV는 이번 추석을 맞아 특가로 영화 예매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정 영화를 선정해 7000원에 제공하는 행사.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늘어선 영화들 중에 눈에 띄는 작품이 몇 개 있었다. 잘 됐다 싶었다. 평일/휴일 없는 취업준비생이라지만 그래도 평일과는 다르고 싶었다. 알프레드 히치콕, 상식으로만 외던 그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니, 어느새 난 극장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다. 우선 바로 밑에 걸린 동영상을 재생시켜보자. 4분 남짓 재생될 이 음악 하나면 사실 영화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본 것만 같은 기분을 제공할 것이다. 이날 내가 만난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물, ‘싸이코’(PSYCHO).. 더보기
나를 만나는 시간, <인사이드 아웃>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캐치볼을 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그때 부자간에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다. 다만 당시 다섯 살 꼬마의 표정만큼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것은 확실히 기쁨이었다. 난데없이 어울리지 않게 웬 감성팔이냐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소개할 영화가 감성과 연관이 깊어서다. 은 감정을 환기하는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나의 오랜 기억들이 영화 속 장면들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영화 속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며 영화를 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라일리는 11살 소녀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의 다섯 가지 감정이 존재한다. 그들은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움직인다. 다섯 감정의 움.. 더보기
지극히 주관적인 7월 개봉 기대작 세 편 지독한 습기에 힘든 장마가 찾아오는데다, 덥기까지 한 칠월은 내게 최악의 달이다. 하지만 올해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에는 반가움이 앞섰다. 메르스와 가뭄으로 힘들었던 유월을 씻어 보내버리고 새로운 칠월을 맞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더위와 습기쯤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이게 뭐람.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서 정체되어있단다. 유월 내내 비 한 번 제대로 뿌리지 않아놓고, 이제는 엄한 곳에 비를 쏟아내고 있는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다. 바라건대, 뒤늦게라도 중부지방을 넉넉히 적셔주길, 농부들의 타들어가는 마음 미약하게나마 식혀주길. 비록 전국을 뒤덮었던 유월의 고통을 보상받을 순 없겠지만, 메르스든 가뭄이든 싹 다 물러나길! 더불어, 유월 한 달 동안 근심걱정으로 영화관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더보기
<투모로우랜드>에 대한 두 가지 키워드 얼마 전 (조지 밀러, 2015)와 의 세계관을 대조한 글을 봤다. 두 영화를 모두 다 봤으므로 반가운 마음에 읽었다. 글의 요지는, 전자는 미래에 대한 비관을 담은 반면, 후자는 미래에 대한 낙관을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었다. 는 ‘미래’에 대한 비관을 담지 않았다. 엄밀히 말해 는 미래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내가 를 SF가 아니라 판타지로 분류하는 까닭이다. 반면에 에서 그린 세계는 (비현실적이라고 할지라도) 어쨌든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다. 를 보고 현실을 반추하는 일이란 결코 없을 테지만, 를 보고 나면 저절로 현실을 돌아보게 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미래에 대한 ‘낙관’을 담고 있지 않다. 물론 영화는 인.. 더보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대한 세 가지 키워드 아니,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이 정녕 두 시간이라니.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후 )의 상영 시간은 네이버나 다음이나 어딜 가서 찾든 ‘120분’이라 명시되어있다. 혹시 아직도 영화에 홀려있는 이라면 믿기지 않을 숫자일 테다. 직접 찾아봐도 좋다. 그 덕분일까. 영화관에서 으레 밝혀지곤 하는 핸드폰 액정이 이번만큼은 잠잠했다. 요새 중고등 학생들이 영화관에 가는 것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핸드폰을 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야말로 중고등 학생들에게 추천해야할 영화 1순위리라. 그야말로 영화에 압도되어 모든 것을 잊을 테니까. 그들뿐만 아니라 영화를 데이트 수단 등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주목하길! 를 통해 그대들은 영화가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을 좌지우지하고, 숨을 가파르게.. 더보기
<언브로큰>을 보고 <국제시장>이 연상된 네 가지 이유 어제 안젤리나 졸리의 첫 연출작 을 설레는 마음으로 보러 갔다. ‘감독’ 안젤리나 졸리 혹은 영화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만 안젤리나 졸리라는 이름 혹은 사람에 대한 기대랄까. 사실 그녀의 연기를 좋아하는 편도, 그녀의 외모에 그렇게 큰 매력을 느끼는 편도 아니다. 왜, 그냥 누군가 이름만으로도 아우라가 풍겨 나오는 사람. 뒤에선 욕하다가도 막상 마주치면 입도 뻥끗 못 할 것 같은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내게 안젤리나 졸 리가 그런 존재라는 걸 영화를 보러 가는 길에 깨달았다. 하지만 을 보는 내내 (안젤리나 졸리가 이 글을 볼 리 없으므로 하는 말이지만) 고통스러웠다. 아래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지겨웠고(지루하진 않았다), 뻔했고, 민망했고, 오글거렸다. 일전에 (윤제균, 2014)에 대해서.. 더보기
지극히 주관적인 1월의 기대작 세 편 2015년도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 2014년에 보지 못한 영화들은 어찌하라고 벌써 새해가 이렇게 밝아서, 해는 또 일곱 번이나 떴다 졌다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수없이 뒤로한 영화들만큼 올해에도 수많은 영화가 개봉될 테니까. 아쉬운 건 아쉬운 대로 남겨두고, 다가올 영화들에 기대나 한번 해보는 편도 나쁘진 않겠다. 그렇다고 (나 같은 경우는 게으름 때문에) 미처 보지 못한 수많은 2014년도의 영화들에 대한 죄책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안하다! 이번 1월에도 어김없이 여러 편의 영화들이 개봉될 예정이다. 개중에는 벌써 볼 생각이 눈곱만큼도 안 드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개봉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영화도 있다. 물론 둘을 나누는 기준점은 주관적인 기대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글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