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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영화 <트루스>, 그리고 우병우 의혹 조금 위험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온 나라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님 때문에 시끄럽다. 아들 병역특혜, 공금횡령, 공무집행방해 등 열거하기도 어려운 의혹들로 인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넘어 검찰의 특별수사팀이 꾸려지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민정수석의 비리를 파헤치는 건 좋다. 국가의 요직에 있는 이가 품고 있는 의혹을 짚고 넘어가는 건 필요하다. 그런데 그를 수사하는 과정이 심상치 않다. 그를 감찰했던 특별감찰관도 함께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어찌 된 일일까. 다음은 기사의 한 부분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데 대해 청와대가 ‘이석수 흔들기’로 ‘우병우 살리기’에 나섰다. 청와대는 19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제기하며 “특별감찰관.. 더보기
낮 기온 37도, 취업 기숙학원, 초4병…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는 걸까 서울 낮 기온이 37도란다. 욕지거리가 절로 나는 더위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너무 화가 나니 종종 예보를 틀리는 기상청을 탓한다.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그럼에도 이 사회는 각각의 상황에 맞게 굴러간다. 누군가는 전기세가 저렴해 에어컨이 빵빵한 회사로 급히 뛰어들고, 누군가는 야외에서 더위를 그대로 맞닥뜨리며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낸다. 이러나저러나 이들이 하는 말은 같을 것이다. “세상이 미쳤다. 이토록 더운 걸 보니…” 물론 더위의 근본적인 원인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이를 만든 장본인 또한 우리다. 따지고 보면 원인은 우리에게 있다. 그러니 누구를 함부로 탓하기도 어렵다. 그저 해결책을 고심할 뿐. ‘범인은 우리 자신이었다’로 밝혀진 지금의.. 더보기
시대가 만든 '언론 투사', 청암을 기억하며 <송건호 평전> “나는 천성적으로 투사가 될 수도 없고 운동가도 될 수 없습니다. 나는 가만히 놔두었으면 평범한 신문기자로 늙어 죽을 사람입니다. 이 경우 없는 시대가, 이 더러운 세상이 나를 가만히 놔두질 않고 재야운동가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본의 아니게 투사라면 투사가 되었습니다” 청암(靑巖) 송건호. 해방 이후 시대의 온갖 풍파에 맞섰던 그를 후배들은 ‘20세기 최고의 언론인’이라고 불렀다. 사실 그는 헌책방을 순례하며 책을 읽는 소박한 취미를 갖고 있던 평범한 기자였다. 그저 언론의 자유로움과 상식을 지키려 했을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는 ‘투사’가 되어 있었다. 책 은 몰상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상식을 지키며 살아간 지식인, 청암 송건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책은 분명 한 인물을 주로 서술하고 있지만 읽다보면 .. 더보기
불편해서 고마웠던 영화, <터널> ※영화 ‘터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경찰 수사결과 겉보기에 멀쩡한 터널 안에 지반붕괴를 막아주는 '록볼트'가 수천 개나 빠진 채 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밖에도 진전과 갈평 터널 등 모두 7곳에서 설계 수량인 10만7천여개 가운데 30%인 3만4천여개의 록볼트가 누락됐다. 이렇게 해서 빼돌린 공사비가 20억 원이 넘는다” 영화 터널을 봤다면 익숙한 단어 몇 개가 보일 것이다. 터널과 록볼트, 빼돌린 공사비와 같은 것들 말이다. 앞의 문단에서 언급한 내용은 실제로 지난 2월 17일 KBS를 통해 방송된 뉴스 리포트다. 터널 부실시공은 하루 이틀 보도된 문제가 아니었다. 예전부터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은 터널이 발견돼 꾸준하게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어쩌면 영화 을 제작한 김성훈 감독은 이런 뉴스를 접.. 더보기
<뉴스가 지겨운 기자> 특종보도에 지쳐버린 우리에게 보내는 글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서 쓰던 사물함을 비웠다. 나한테 이렇게 책이 많았었나 싶었는데, 역시나 그 책들은 내 것이 아니었다. 기자를 준비하던 친구 녀석이 나보다 먼저 자리를 비우면서 내게 맡겨둔 것이었다. 몇 권을 들춰보다 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 기자가 되기도 전에 벌써 뉴스가 지겨워졌나 싶어 몇 장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서 책에 빠져들었다. 이 책은 신문에서 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한 안수찬 기자의 글이다. 그는 정말로 (우리나라) 뉴스가 지겨워진 기자였다. 특종과 속보, 오로지 스트레이트(사실 기반의 짧은 기사)를 좇는 우리나라의 보도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책의 서두에서부터 ‘내러티브’라는 개념을 꺼내들었다. 어쩌면 그가 기자 생활을 하는 내내 매만지던 개념일지도.. 더보기
<앵그리맘> 13회에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요즘 마블사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화제다. 모든 난관을 뚫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온 몸 바쳐 헌신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질 정도다. 지난 주말에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을 챙겨보니 인물들이 자신들의 뭔가를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에 이상하게도 히어로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1. ‘조방울파’는 교육계의 어벤져스가 될 수 있을까. 처음엔 딸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학교에 뛰어든 조강자(a.k.a 조방울)은 학생들과 동고동락하고 몇 번씩 생사의 위기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워갔다. 그리고 ‘조방울파’가 생겼다. 특이하게도 이 계파에 소속된 사람들은 서로 자신이 조방울파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하는 행동을 보면 꼭 조방울파다. 13회에서 그런 장면들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