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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트 바이어런트

<모스트 바이어런트> 바보야, 문제는 year이야 (그랜트 헤스로브, 2009)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는가.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정확히 세 번 놀랐다. 우선, 가벼운 단순 코미디 정도로 예상했던 기대와는 달리 영화는 꽤나 무거웠고 나름대로 현실에 대한 유비로 충만해 있었다. 두 번째로 놀란 건 원제를 보고난 다음이었다. The Men Who Stare At Goats. 번역하면 ‘염소를 응시하는 남자들’ 정도가 되겠다. 원제와 한국어판 제목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마지막으로 놀란 것은 한국어판 제목과 달리, 원제는 영화의 내용에 충실했다는 데 있었다. 그야말로 ‘강남의 귤이 강북에서는 탱자가 된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지 싶다. 굳이 번역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진 않다. 원제의 발음을 그대로 따서 한국어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 더보기
지극히 주관적인 4월 개봉 영화 기대작 네 편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 날이 날이니만큼 이런 문장으로 시작해야할까. 아니, 오늘은 거짓말을 하는 날이니.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라고 해야겠다. 그러니까 나는 거짓말하는 날에 거짓말을 하겠다 말하는 셈이다. 즉, 나의 모든 말은 진실이라는 얘기다. 농담이다. (진짜다.) 하지만 정말로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김없이 봄이 찾아온 것. 여느 때처럼 정신없이 학교에 갔다. 운동한답시고 계단을 이용했지만, 미처 흐를 땀은 계산하지 못했다. 땀을 훔치니 살짝 발랐던 선크림이 손에 묻어났다. 제기랄. 애써 바른 선크림을 꼼꼼히 닦아내며 문을 열었다. 살랑살랑. 미세먼지와 함께 봄을 품은 바람이 불었다. 눈앞에 펼쳐진 등굣길엔 언제 폈는지 모를 개나리가 노랬다. 길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봄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