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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디스오더

<내추럴 디스오더>가 정상성을 해체하는 방식(下) 2. 양방통행길에서 일방통행하는 카메라 - 옙센의 시선 이제부터는 앞서 살핀, 영화의 밑바탕 위에서 감독이 영화에 개입하는 지점을 살펴보겠다. 사실상 옙센의 손을 거쳐 탄생한 ‘완성작’으로서 는 여러모로 전형적이다. 편집방식뿐만 아니라 기-승-전-결의 무난한 전개방식, 그리고 영화가 최종적으로 다다르는 지점(연극)의 포맷을 영화 전반에 덧씌우는 방식 등. 특히 옙센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가리키고 무너뜨리려는 과정에서 앞선 작품들이 취했던 방법론을 그대로 가져오는 우를 범한다. 야코브의 불편해보이는 걸음, 움직임 등을 담은 컷과 ‘정상인’들의 버퍼링 걸린 듯한 움직임을 접합하는 구성도 그렇고 야코브가 직접 사람들에게 ‘정상성’을 묻거나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가 이런.. 더보기
<내추럴 디스오더>가 정상성을 해체하는 방식(上) 는 불도저같다. 뚜렷한 의도를 견지한 채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간다. ‘정상이란 무엇인가’,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등 정상성을 둘러싼 질문들이 영화 곳곳에서 은연중에 드러날 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너무 고리타분한 게 아닌가. 문학·영화·미술·음악 등 비스무리한 주제의식을 담은 작품들은 이미 곳곳에 너무 많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에는 ‘이 영화가 아니면 성취해내지 못했을 지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 이토록 빛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응시-시선’의 뫼비우스띠적 구조와 야코브 노셀의 ‘非시선(시선의 불가능성)’ 속에서 드러나는 중층성 덕이다. 그러나 이는 달리 말하면 이런 ‘상찬’에 감독 크리스티안 쇤더비 옙센이 끼어들 지점은 거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