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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시대가 만든 '언론 투사', 청암을 기억하며 <송건호 평전> “나는 천성적으로 투사가 될 수도 없고 운동가도 될 수 없습니다. 나는 가만히 놔두었으면 평범한 신문기자로 늙어 죽을 사람입니다. 이 경우 없는 시대가, 이 더러운 세상이 나를 가만히 놔두질 않고 재야운동가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본의 아니게 투사라면 투사가 되었습니다” 청암(靑巖) 송건호. 해방 이후 시대의 온갖 풍파에 맞섰던 그를 후배들은 ‘20세기 최고의 언론인’이라고 불렀다. 사실 그는 헌책방을 순례하며 책을 읽는 소박한 취미를 갖고 있던 평범한 기자였다. 그저 언론의 자유로움과 상식을 지키려 했을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는 ‘투사’가 되어 있었다. 책 은 몰상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상식을 지키며 살아간 지식인, 청암 송건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책은 분명 한 인물을 주로 서술하고 있지만 읽다보면 .. 더보기
뺄셈의 역사가 올바른 교과서인가? 하다하다 이제는 역사까지 마이너스다. 정부가 국정 교과서 카드를 꺼내들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역사는 더 연구해야 할 법도 한데 그냥 빼버리겠단다. 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쳐도 모자랄 판에 균형이라는 탈을 쓴 무미건조한 역사를 가르칠 요량이다.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든다는데 역사를 바르고 틀리다는 개념으로 구분하려는 발상 자체는 가히 창조적이라 할 만 하다. 문제는 바르고 틀린 역사를 구분하는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90%의 역사학자들이 현행 검정 교과서 체제 유지를 바라는데 정부는 방침을 바꿨다. 10%의 역사학자들로 역사를 써내가겠다는 의지인가? 집필진 구성에서 올바른 과정을 거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다른 한계는 교과서 집필 기간이다. 1년 6개월 만에 새로.. 더보기
국정 교과서 추진, 일본의 역사 왜곡과 다를 게 무엇인가? “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통제한다.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 통제한다.” 이 말은 조지 오웰이 에서 쓴 문구다. 현재를 통제하는 권력자들이 과거를 통제해 미래를 통제하려는 것의 전형은 제국주의다. 그것은 일본의 역사왜곡과도 맞닿아 있다. 국정 역사 교과서를 추진하려는 교육부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이달 말 발표가 예정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국정 역사 교과서의 도입 여부다. 기존 역사 교과서는 민간에서 만들면 정부가 심의·승인해 검정하는 방식으로 발간·배포됐다. 정부·여당 인사들은 벌써부터 국정 교과서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역사는 한 가지로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