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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경찰들을 들러리로 만들어버린 <경찰청 사람들 2015> 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는 별로였다. 장르가 예능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방송은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90년대의 과 비교하면 타이틀과 로고송만 그대로 가져오고 완전히 다른 프로그램을 만든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다른 지점은 대체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거기다가 방송에 출연한 ‘영등포 투캅스’는 성희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니 외적인 요소만으로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프로그램 내부와 외부에서 오는 위기, 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프로그램은 자연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해결의 키는 프로그램 내부에서 찾아야만 한다. 이건 뭐 드라마도 아니고 예능도 아니고… 가장 아쉬운 점은 범죄를 재구성해 드라마로 만드는 방식이다. 방송을 보며 KBS의 과 상당히 유사한 내용을 .. 더보기
가까운 미래, 공허한 어린이날 맞이하지 않으려면 어제(5일)는 어린이날이었다. 동네 놀이터에서 마주친 아이들의 미소는 한없이 평온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이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잠시나마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그와 같은 감정은 신기루와 같아서 금세 사라지고 만다.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출산에 대해선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 사실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하는 게 더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출산 앞에 놓인 장벽들이 너무 많다. 취업, 연애, 결혼 등의 문제만 생각해도 머릿속은 과부하가 걸린다. 출산은 안정될 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2개국 중 가장 출산율이 낮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21명이었다. 문제는 저출산이 장기국.. 더보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돌아왔다. 4‧29 재보선을 승리해서일까? 대통령의 언변은 거침없었다. “부정부패는 반드시 도려내겠다”, "국민의 염원을 거스르는 것은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는 것" 등 특유의 거센 표현이 빠지지 않았다. 한 가지 빠진 게 있다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측근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날(4일) 박 대통령의 발언은 대부분 사람들의 예측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재보선 결과만 놓고 보면 야당이 완패한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기실 선거에서 승리한 건 여당이지만 ‘정부=여당’ 프레임이 굳건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재보선 승리로 모처럼 청와대의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을 박 대통령은 곧장 메시지를 내놓았다. 기가막힌.. 더보기
심판론을 버려야 야당이 산다 2석만 가져와도 사실상 승리라 했던 야당의 구호가 무색하게 됐다. 4‧29 재‧보궐 선거 결과 야당의 무력함은 다시 한 번 여실히 증명됐다. 문제는 연속성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때도 야당은 사실상 패배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선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완패한 이유는 심판론에 있다. 심판론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상대방을 깎음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의 존재감과 정당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 그 공식에 따라 새정연은 ‘성완종 리스트’를 부각시키며 정부여당의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며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정부여당의 비리를 국민의 표로 심판하자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이 심판론에는 맹점이 있다. 첫째, 정부여당의 비리나 잘못은 선거에서 유권자가 표를 행사하는 데 더 이상.. 더보기
세월호 농성장 앞 호국음악회, 충무공이 통곡할 일이다 오늘은 충무공 탄신일이다. 또 올해는 그가 태어난 지 4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동시에 해군 창설 70주년이라고 한다. 분명히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날이고, 즐겁게 맞이해야 할 날이다. 그런데 그게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라면? 고개를 갸웃할 일이다. 국가적 재난으로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들 앞에서 ‘호국’을 외치며 음악회를 여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어제(27일) 광화문의 풍경은 둘로 나뉘어 있었다. 오늘 있을 나라사랑 호국음악회를 분주하게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세월호 진상규명 서명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이순신 동상을 기준으로 앞에는 비통한 표정의 사람들이 뒤에는 오늘 있을 공연을 기대하는 표정의 사람들이 보였다.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행사를 여는 것에 문제의 소.. 더보기
그날 소식을 들은 아이유의 술맛은 어땠을까?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마신 술맛은 싱거웠다(그때 마신 술은 소주였다). 이런 밍밍한 걸 대체 왜 마시나 싶었다. 그러나 속절없이 시간은 흘렀고, 자연스럽게 술맛을 알게 됐다. 경험상 술은 양면적이다. 기분 좋은 일이 있거나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마시는 술은 달다. 반면 이별의 고통이나 실패와 좌절을 겪은 뒤 마시는 술의 맛은 쓰다. 그리고 그 좌절이 스스로의 역량 밖의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지금 아이유가 마시는 술맛은 어떨까? 쓰디쓸지, 싱거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달지만은 않을 것이다(더 정확히 말하면 달갑지 않을 것이다). 본인의 잘못과 무관하게 TV 광고 하나를 놓치게 되었으니 말이다. 지난 23일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통과됐다. 만 24세 이하의 연예인 또는.. 더보기
박 대통령, 21세기 선조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KBS 드라마 이 인기다. 충무공 이순신의 등장과 활약 덕분이라는 관측도 있고, 타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가 종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개인적으론 둘 모두 타당한 견해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내가 을 즐겨보는 데에는 앞서 제시한 두 가지 이유와는 별 관련이 없다. 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해당 드라마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 배경, 정치 형태, 국가가 처한 상황 등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드라마는 놀랍도록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 있다. 누군가 말했듯 삶은 드라마이고, 드라마는 삶이라는 경구를 사극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일까? 낯설지 않은 드라마 속 선조의 모습 의 발암 요인의 중심에는 단연 선조가 있다. 실제 역사와 차이가 조금 있을지 몰라도 드라마 속 .. 더보기
팽목항에서의 1시간 얼마 전 드라마 제작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면접 자리였다. 면접자들은 본인이 겪은 경험이 얼마나 갚진 것인지를 설명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잠자코 듣던 감독은 이내 한 가지를 물었다. “우리 사회 최대의 비극이 뭐라 생각하십니까?” 면접자들은 모두 “세월호 참사”라며 답을 말했다. 이윽고 이어진 한 마디, “다들 훌륭한 인재들인데, 현장에는 다들 다녀오셨습니까?” 질문을 듣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세월호는 내게 그저 풍경으로만 자리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팽목항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추모의 공간은 가까운 광화문이나 안산 단원고에도 마련되어 있지만 비극이 일어난 곳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팽목항 하면 떠오르는 건 신문이나 방송을 .. 더보기
세월호 1주년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팽목항을 찾았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진도터미널 그리고 팽목항까지 5시간여를 달려 마침내 도착했다. 나에게는 첫 번째인 곳, 누군가에게는 사무치는 마음을 부여잡고 수십 차례 방문했을 이 곳에는 일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통과한 연후에도 무거운 기운이 가득했다. 팽목항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을 가리켰다. 1년이 지난 4월 16일의 이곳을, 이 사건을 잊지 못한 사람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원혼을 달래기 위해 천주교, 불교 등의 종교 단체들도 함께했다. 진상 규명과 진실을 인양해달라는 노란 리본들도 곳곳에 묶여 여전히 나부꼈다. 2014년 4월 16일부터 21015년 4월 16일까지 사계절을 돌아왔는데도 결코 봄은 자리할 수 없었다. 더없이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방파제를 .. 더보기
성완종 리스트를 풀어낼 주심과 부심, 검찰과 언론 얼마 전 축구심판 4급에 도전했다. 평소 축구를 즐기기 때문에 무난하게 따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필기시험과 체력시험을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통과했다. 실기에서는 보다 집중해서 교육에 임했고 그 결과 심판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아직 자격증이 나오지는 않았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의 축구 경기에서 연습 삼아 주심을 봤는데, 선수로 뛸 때보다 배는 힘들었다.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칙과 오프사이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팠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건 휘슬 불기였다. 조금이라도 늦게, 혹은 애매한 상황에 휘슬을 불면 선수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의 특별수사팀 구성은 시기적절해 보인다.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타이밍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