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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병신년 대한민국은 이기심(利己心)으로 움직여야 한다 2015년이 3일도 남지 않았다. 해가 거듭할수록 새해에 대한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2016년은 부디 웃을 일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새로운 키워드를 제안해보려 한다. ‘이기심(利己心)’, 날카로울 리(利)자와 자기 기(己), 그리고 마음 심(心)이 만나 만들어진 이 단어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경계 대상이다. 우리는 이 단어를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마음이라고 해석한다. 각각의 한자어는 특별한 가치를 담고 있지 않지만, 조합된 단어에서 우리는 부정적인 어감을 얻는다. 이 느낌은 병신년 대한민국을 미리 그려볼 때도 다르지 않다. 경제, 정치, 사회의 각 분야가 꾸리는 새해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 경제는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1997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되는 현재의 .. 더보기
안철수의 다당제 '실험'에 대한 단상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새정치민주연합 입당이 한참 이슈였던 27일, 안철수 의원(이하 안철수)의 기자회견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작금의 문제의 원인은 경제이며 결국 이는 정치로 해결해야한다며 시작된 기자회견은 공정성장, 교육 변화, 격차 해소를 통한 '합리적 개혁 정당'이라는 다소 모호한(?) 결론으로 갈무리됐다. 분명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해지고 직설적으로 변한 안철수지만, 아직 그가 그리고 있는 사회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기까지는 분명 갈 길이 먼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점도 분명하다. 탈당 후 안철수와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안철수의 신당이 가진 지지율의 상승 추이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그의 말을 통해서 어떤 '희망'을 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 더보기
<러브액츄얼리>와 2015년의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내는 기도 2015년 크리스마스를 맞은 영화계에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크리스마스’와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나오면 회자되던 영화, 가 재개봉한 것이었다. 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화가 가진 힘은 유효하다. 많은 사람들(특히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재개봉 소식만으로 설레어했고, 12월 25일 기준으로 26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결말까지 다 아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다. 사람들은 내용보다 영화가 전하는 특유의 분위기를 선택했다. 에는 수많은 커플들이 나온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커플, 권태기를 맞은 중년 부부, 만천하에 사랑이 공개된 수상 커플, 어느 누구보다 깊이 사랑에 빠진 아이 커플, 그리고 스케치북으로 마음을 고백한 아름다운 짝사랑의 이야기까지. 특징만 .. 더보기
'죽음'에 대하여 머리를 찧었다. 뒤통수를 부여잡고 황급히 손을 본 순간 흘러내리는 피가 보였다. 흥분이 착 가라앉는 느낌과 함께,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든 순간 아득했다. 응급실 병원 의자, 아픈 애기들의 울음소리를 BGM으로 CT 촬영을 기다리던 중 생각했다. 아직 젊다고만 생각한 나이,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것은 내 몫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다.경계는 한 끗 차이였다. 2015년 12월, 한 해가 다 저물어가는 이 때, 한 해를 되짚어보면서 우리 모두가 주목했지만 곧 다시 잊어버렸던 '죽음'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뭔가 멀게 느껴지지만, 이 모든 일이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 1. 할머니의 쓸쓸한 발인식 이번 달 7일 발인이었던 최갑순 할머니의 장례식은,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발.. 더보기
pray for seoul 13일의 금요일을 미신이라 치부했다. 그런데 올해는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파리에서는 동시다발적인 폭탄테러로 100여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죽었고, 서울에서는 물대포에 맞은 1명의 무고한 농민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파리 테러와 서울 시위는 제각기 가볍지 않은 무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안의 우선순위를 매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오늘 아침 집으로 배달된 신문을 보고는 내게 사안의 중요성을 가리는 눈이 부족하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 신문의 1면부터 10면까지는 11‧13 파리 테러의 배경과 여파, 한국에 미칠 영향 등이 육하원칙에 따라 상세하기 기술돼 있었다. 같은 날 있었던 서울의 시위와 관련해서는 단 2면만 할애했다. 경찰이 물대포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더보기
프레임으로 본 노동개혁 프레임은 첫사랑이다. 잊으려 해도 자꾸만 기억이 난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좋을 게 별로 없었던 사랑인데도 대다수 사람들은 첫사랑을 낭만적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항상 첫사랑을 생각할 때면 설레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 감정은 프레임이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노동개혁으로 청년들에게 일자리를”이라는 정부여당의 구호는 매력적이다. 귀에 쏙쏙 박힌다. 일자리 문제는 청년을 비롯해 그를 둘러싼 가족·친척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위력이 있다. 노동개혁을 하게 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다는 의미가 머릿속에서 복잡한 계산 없이 바로 떠오른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사람들은 노동개혁을 생각하면 자동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반면에 새정치민주연합과 노동계.. 더보기
뺄셈의 역사가 올바른 교과서인가? 하다하다 이제는 역사까지 마이너스다. 정부가 국정 교과서 카드를 꺼내들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역사는 더 연구해야 할 법도 한데 그냥 빼버리겠단다. 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쳐도 모자랄 판에 균형이라는 탈을 쓴 무미건조한 역사를 가르칠 요량이다.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든다는데 역사를 바르고 틀리다는 개념으로 구분하려는 발상 자체는 가히 창조적이라 할 만 하다. 문제는 바르고 틀린 역사를 구분하는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90%의 역사학자들이 현행 검정 교과서 체제 유지를 바라는데 정부는 방침을 바꿨다. 10%의 역사학자들로 역사를 써내가겠다는 의지인가? 집필진 구성에서 올바른 과정을 거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다른 한계는 교과서 집필 기간이다. 1년 6개월 만에 새로.. 더보기
뒤주 안에 갇힌 청년세대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 영화 에서 울분에 찬 사도세자(유아인 분)가 영조에게 감정을 드러내며 내뱉은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지금의 청년들에게도 심히 공감 가는 말이다. 아마도 청년들은 최근의 노동개혁 이슈를 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신들은 언제부터 그렇게 청년들을 생각했소?” 최근 노사정위원회의 노동개혁안이 통과됐다.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되는 만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취업규칙 개정 조건을 완화시켜 일반해고를 쉽게 하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런데 이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정부가 근거로 삼은 논리가 청년실업이다. 십시일반으로 기성세대가 양보해야만 청년들의 구직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의 입장에서 감읍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방향이 뭔가 잘.. 더보기
'헬조선'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한반도엔 두 조선이 있다. 지독한 독재세습에 의해 간신히 유지되는 북조선과 청춘들의 포기로 유지되는 ‘헬조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헬조선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나오지 않았던 말이다. 그렇다면 그때보다 현재 한국의 경제지표가 더 좋지 않은가? 그렇지는 않다. 당시와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이나 경상수지는 많이 나아졌다. 그렇다면 헬조선은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헬조선은 2030세대의 한숨에서 출발한다. 최근 한 대학 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30대의 절반이 “대한민국이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50~60대의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헬조선의 거주자는 결국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세대다. 청년세대에게 한국이 헬조선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단어의 결합에서 쉽게 발견할 수 .. 더보기
새누리당의 ‘포털 뉴스 개혁’ 움직임이 황당한 이유 포털 뉴스 개혁, 이름부터 참 거창하다.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이 본격적으로 포털 뉴스에 대해 문제 제기할 모양새다. 그 근거는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최형우 교수팀에게 의뢰한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모두 청와대아 정부에 대해 부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를 긍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에 비해 더 많이 노출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새누리당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76건)이 야당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6건)의 약 10배”에 달한다고 하니 언뜻 보기엔 새누리당 입장에서 언짢을 만도 하다. 김무성대표 역시 “포털이 젊은 층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