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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사회

세월호 1주년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팽목항을 찾았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진도터미널 그리고 팽목항까지 5시간여를 달려 마침내 도착했다. 나에게는 첫 번째인 곳, 누군가에게는 사무치는 마음을 부여잡고 수십 차례 방문했을 이 곳에는 일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통과한 연후에도 무거운 기운이 가득했다. 팽목항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을 가리켰다. 1년이 지난 4월 16일의 이곳을, 이 사건을 잊지 못한 사람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원혼을 달래기 위해 천주교, 불교 등의 종교 단체들도 함께했다. 진상 규명과 진실을 인양해달라는 노란 리본들도 곳곳에 묶여 여전히 나부꼈다. 2014년 4월 16일부터 21015년 4월 16일까지 사계절을 돌아왔는데도 결코 봄은 자리할 수 없었다. 더없이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방파제를 .. 더보기
청춘을 세대로 규정하는 나라 오포세대, 달관세대, 청년실신시대, 절망세대 등 청춘을 옥죄는 단어들이 물밀 듯이 생겨났다. 이런 단어들을 접할 때면 원인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누군가 청춘은 설레는 봄과 같다고 했는데 이제는 통하지 않는 말인가 보다. 청년위기론엔 보수, 진보가 없다. 언론은 너나 할 것 없이 도서관을 지키는 청년들을 조명하고, 청년실업을 걱정하며, 이대로는 국가에 미래가 없다고까지 경고한다. 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지나친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10년, 20년 전 청춘들도 힘들고 고민 있기는 마찬가지였을 테니까 말이다. 가장 먼저 불편하고 찝찝한 느낌을 준 기사는 조선일보의 시리즈였다. 기사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달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달관을 하고 있었는.. 더보기
예비군을 위한 나라는 없나? 예비군 시즌이 돌아왔다. 주위 친구들이 속속 훈련 통지서를 받았다. 나는 오늘(3월 9일) 향방작계를 다녀왔다. 작년엔 학생예비군이라 8시간만 교육을 받았는데 올해는 동원미지정자로 분류됐다. 알아보니 후반기 향방작계와 24시간(3일간 나누어 실시) 동미참 훈련을 더 받아야 한단다. 주변 친구들 말로는 2박 3일 동원훈련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며 부러워하는 눈치다. 그렇다고 좋지만은 않다. 365일 중 5일을 예비군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문득 무의식적으로 나온 한숨의 근간이 궁금해졌다. 군대를 다녀온 이라면 누구나 국방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테고, 때문에 예비군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다(매번 귀찮고 번거로워 하면서도 소집 명령을 받으면 대부분의 예비군들은 .. 더보기
<친일인명사전>, 뭐가 그리 두렵나 광복 70주년 3·1절이 지나갔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되뇌었고, 각종 행사들이 열렸다. 태극기 애국 논쟁을 제외하면 70주년 3·1절 치고는 지나치게(?) 조용하게 흘러가고 말았다. 그런데 오늘자 신문을 보니 흥미로운 기사가 있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2009년 발간한 을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에서 비치하려 하자 보수단체에서 이에 제동을 건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보고 두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하나는 최근 들어 보수단체들이 분야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고 있어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보수단체가 왜 나라를 팔아먹은 이들에게 온정을 베푸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물론 이 나라 무수히 많은 보수단체들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는다는 점은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다만 보.. 더보기
충무공에 대한 단상(斷想) 며칠 전 광화문을 지나다가 이순신 동상 앞 세월호 유가족들의 천막이 눈에 들어왔다. 매번 무심결에 지나치던 천막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가족은 자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그곳에서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혹자는 이제 세월호법이 통과됐는데 왜 여전히 광화문을 ‘점거’하고 있냐며 그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이제 천막 주위에는 적막함이 가득하다. 용기 있는 누군가는 말한다. “여기서 가장 힘든 분들은 유가족들입니다. 그분들 힘내시라고 격려하는 게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다. 세월호 사태가 일어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동안 소통은 온데간데없고 독선과 아집만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용감한 시민들은 계속해서 등장했지만 유족.. 더보기
[사제폭탄테러 오군 인증샷 논란] 테러범이 우상이 되는 사회 여기 이상한 나라가 있다. 테러를 저지른 자는 풀려나 자랑하듯 인증 글을 작성하고, 테러를 당한 자는 강제추방 당한다. 국민이 직접 뽑은 국회의원은 테러범에게 격려 편지까지 보낸다(본인은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IS가 아니다. 우리나라 이야기다. 오늘(5일)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문제의 글 하나가 올라왔다. 제목은 . 글쓴이는 지난해 12월 10일 ‘신은미·황선의 토크 콘서트’에서 인화물질이 든 양은냄비를 가방에서 꺼내 번개탄과 함께 불을 붙여 폭발을 일으킨 오모 군으로 추정된다. 그는 글에서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기는커녕 떳떳한 모습을 보이고, 구치소에 있는 동안 받은 편지들을 공개했다. 그는 “폭죽만들다 남은 찌거기로 연막탄을 급조하게 만들어서 토크콘서트 해산 시키려고 했는데 뒤에 있던 할아.. 더보기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인정한다. 나는 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관련 뉴스를 보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옳을까 망설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내 글이 조금이나마 피해자 부모님의 억울한 사정을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음에 있다. 16년 전, 그러니까 1999년 5월 20일 대구 동구 효목동 골목길에선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6살로 학습지 공부를 가던 김태완 군에게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황산을 뿌린 것이다. 이 사고로 태완 군은 얼굴과 전신에 황산을 뒤집어쓰고 49일간 힘겹게 치료를 받다 숨지고 말았다. 이것이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의 전말이다. 다시 오늘(2월 3일), 대구고법 제3형사부는 황산테러 피해자인 김태완 군의 부모가 용의자로 지목한 .. 더보기
[일베 어묵 논란] 일간베스트 저장소 줄임말 IS로 바꾸는 건 어때? 또 다시, 일간베스트(일베)가 사고를 쳤다. IS가 일본인들을 참수한다고 해서 난리인데. 어딜 가나 항상 극단주의자들이 문제다. 노골적인 전라도 혐오와 여성 비하를 일삼는 이들이 이번에는 또 어떤 사고를 쳤나 하고 보니 역시 그들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6일 일베 회원은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입에 문 채 ‘친구 먹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진 속 일베 회원은 일베 회원을 인증하는 손가락 모양을 취하고 있었다. 해당 게시물은 이후 논란이 일자 운영자에 의해 삭제됐지만 네티즌들이 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일베의 극단성에 대한 파문이 다시금 일고 있다. 사진을 보고 제일 처음 나온 반응은 한숨이었다. 이제는 분노도 일어나지 않는다. 대중이 분노할수록 일베는 좋아라한다. 관심종자들에게.. 더보기
위메프 창업자 허민의 잔인한 너클볼 미생에게 완생이 되고 싶은 꿈은 정녕 사치인가? 갑과 을의 격차가 너무도 벌어진 현 상황이다. 그야말로 온 세상이 갑질 천국이다. 부당한 을의 희생을 당연하듯 행동하는 갑의 행패를 하루가 멀다시피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럽다. 소셜 커머스 위메프는 업계의 선두 주자였다. 2013년엔 쿠팡을 제치고 순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위메프의 성공 가도 아래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했다. 청년들의 열정을 산다는 미명으로 폭력을 일삼았던 위메프는 블랙 기업이었다. 소비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한 블랙 기업 위메프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입김은 생각보다 거셌다. 회원탈퇴와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위메프는 업계에서 곤두박질치는 신세를 맞이했다. 위메프가 도마에 올랐던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