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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사회

대학로 뒷길에 자소서를 다듬는 공방…'지원동기' 지난 상반기 한 언론사에서 일하면서 몇몇 아이템을 소화한 적이 있다. 사정상 기사를 내보내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에만 묵혀두었던 그때의 기록을 다시 꺼내봤다. 이 기사는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금융권 취업준비생의 '자기소개서'를 전문적으로 다듬어주는 공간 '지원동기'를 운영하는 석의현씨와의 인터뷰다. 그와 기분 좋게 웃으며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더불어 은행권 공채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이분이 더 많은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블로그에 기사를 싣는다. ‘공방’은 공예품 따위를 만드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사람들의 인식 속 공방은 가구, 가죽 제품 등을 소규모로 만드는 곳이다. 혹자는 공방을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물품을 생산하는 장인정신이 깃든.. 더보기
낮 기온 37도, 취업 기숙학원, 초4병…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는 걸까 서울 낮 기온이 37도란다. 욕지거리가 절로 나는 더위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너무 화가 나니 종종 예보를 틀리는 기상청을 탓한다.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그럼에도 이 사회는 각각의 상황에 맞게 굴러간다. 누군가는 전기세가 저렴해 에어컨이 빵빵한 회사로 급히 뛰어들고, 누군가는 야외에서 더위를 그대로 맞닥뜨리며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낸다. 이러나저러나 이들이 하는 말은 같을 것이다. “세상이 미쳤다. 이토록 더운 걸 보니…” 물론 더위의 근본적인 원인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이를 만든 장본인 또한 우리다. 따지고 보면 원인은 우리에게 있다. 그러니 누구를 함부로 탓하기도 어렵다. 그저 해결책을 고심할 뿐. ‘범인은 우리 자신이었다’로 밝혀진 지금의.. 더보기
편의점에서 '건강한 삼시세끼', 직접 도전해봤다 지난해 EBS 교양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는 편의점 음식에 대한 실험 하나를 했다. 4명의 지원자를 받아 5일간 편의점 음식만 자유롭게 먹게 했다. 실험 결과 3명의 건강이 심하게 악화했다. 원래 채소 중심의 식단을 챙겼던 1명만 나빠지지 않았다. 육류 중심의 자극적인 도시락이 문제였다는 걸 확인한 제작진은 한 편의점 브랜드와 함께 ‘건강 도시락’을 기획했다. 올해 편의점 도시락의 화두는 ‘건강’이다. 간편함, 저렴함, 그리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의 시장규모는 2014년 이후 해마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중이다.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더보기
요즘 밥 건강하게 잘 먹고 다니십니까? EBS '하나뿐인 지구 - 편의점 삼시 세끼‘ 편의점 전성시대다. 맛있는 식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하다. 편의점에서 식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서 식사를 하는 건 그렇게 내키지 않는다. 명확한 근거를 대기 힘들지만 건강을 고려할 때 불안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먹지 않는 나는 지난주에 큰 맘 먹고 ‘김치제육덮밥’을 먹었으나 바로 그날 ㅍㅍㅅㅅ를 했다. 물론 한 번의 경험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 분명 덮밥을 먹는 당시에는 맛있었고, 나름대로의 포만감도 느꼈다. 또 이따금 라면에 삼각김밥을 먹을 때도 있었는데 소화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두 번의 경험을 근거로 편의점을 매도하기 싫어 실험을 하고 싶었다. 편의점으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면 어떤.. 더보기
부끄러움의 페미니즘 살짝 유행 지난 유원지처럼 약간 쓸쓸하게 느껴지는 페이스북이란 공간에서 유령처럼 배회하면서도 떠나지 못했던 것은 글의 힘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백색 사이로 간간히 뻗쳐 나오는 말의 힘에 대한 믿음을 놓을 수 없었다. 14일 신촌에서 있었던 한국성폭력상담소의 만취 퍼포먼스 시위에 대한 기사를 타임라인에서 보고 스크롤을 내리다가 한 개의 글을 봤다. 글은 담담해서 먹먹했다. 쏟아지는 죽비처럼 아픈 글들 중에는 모든 것이 페미니즘의 영역으로만 귀결됐던 베일 뒤편의 여성들의 살아있는 분노가 있었다. 도래 이래 과민반응처럼 여겨져 왔던 페미니즘에 ‘메르스 갤러리’란 이름이 덧붙여진 이래로 페미니즘에는 (성차별에 대한) 미러링이라는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여자 일베’라는 낙인마저 덧씌워졌다. 과하고 공격적인 발언.. 더보기
잊지 않기, 기억하기를 멈추지 않기 - 2016년 설에도 이어진 제1217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사람이 잊히는 게 제일 무서워” 설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MBC 에 출연한 안정환이 했던 말이다. 선수 시절 부와 명예를 누린 그도 80세 체험을 하고 나서 느낀 점은 ‘잊히는 게 무섭다’는 것이었다. 하물며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떨까.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기만 해도 서글픈 것이 우리네 삶이다. 그만큼 사람에게 ‘기억’이란 개념은 중요하다. ‘기억’이란 개념이 우리만큼, 아니 우리보다 훨씬 더 중요한 분들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다. 사건이 벌어졌을 때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우리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는 안 되는 분들이다. 일어났으면 .. 더보기
“여러분, 훈민정음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여러분, 훈민정음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 숭례문 국보 1호 해지 및 변경에 관한 기자회견 “여러분,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바꿔야 합니다!” 2016년 1월 13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이대로 국어문화실천협의회 회장이 외친 말이다. 그가 속한 단체는 이날 문화재제자리찾기, 우리문화지킴이와 함께 “숭례문 국보 1호 해지 및 변경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우리문화지킴이 조하나 사무국장의 짧은 인사말로 기자회견은 시작됐다. 이어서 문화재제자리찾기의 혜문 대표가 국보 1호 변경과 관련한 제안을 했다. 먼저 그는 숭례문이 국보 1호에서 해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숭례문은 1934년 일본 조선총독부가 국보 1호로 지정한 것으로 일제의 .. 더보기
<나의 투쟁> 재출간 : 배타성에 관한 소고 이 독일에서 70여년 만에 재출간 되었다고 한다. 이를 다뤘던 국제면 기사를 보며 몇 달 사이 지나간 이름들을 떠올렸다. 막연한 기시감이 그저 착각으로 끝나기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독일의 퀼른 집단 성폭력 문제는, 반 난민을 넘어 반 무슬림 정서를 심화시키는 추세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시리아 난민들에게 국경을 개방한 이후로 불거지고 있는 독일 내의 반감이 폭발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으로 추정되는) 아랍계 사람들에 의해 독일 국민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직접적인 피해사실이 드러나자 정부에 의한 난민 수용 후 끓고 있던 독일의 불만 섞인 민심이 폭발했다. 메르켈 총리가 뒤늦게 나서서 강경대응을 지시하고는 있지만, 이를 덮으려 했었다는 뉴스 기사들 또한 계속해서 나오면서 분노는 사그.. 더보기
병신년 대한민국은 이기심(利己心)으로 움직여야 한다 2015년이 3일도 남지 않았다. 해가 거듭할수록 새해에 대한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2016년은 부디 웃을 일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새로운 키워드를 제안해보려 한다. ‘이기심(利己心)’, 날카로울 리(利)자와 자기 기(己), 그리고 마음 심(心)이 만나 만들어진 이 단어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경계 대상이다. 우리는 이 단어를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마음이라고 해석한다. 각각의 한자어는 특별한 가치를 담고 있지 않지만, 조합된 단어에서 우리는 부정적인 어감을 얻는다. 이 느낌은 병신년 대한민국을 미리 그려볼 때도 다르지 않다. 경제, 정치, 사회의 각 분야가 꾸리는 새해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 경제는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1997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되는 현재의 .. 더보기
<러브액츄얼리>와 2015년의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내는 기도 2015년 크리스마스를 맞은 영화계에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크리스마스’와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나오면 회자되던 영화, 가 재개봉한 것이었다. 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화가 가진 힘은 유효하다. 많은 사람들(특히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재개봉 소식만으로 설레어했고, 12월 25일 기준으로 26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결말까지 다 아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다. 사람들은 내용보다 영화가 전하는 특유의 분위기를 선택했다. 에는 수많은 커플들이 나온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커플, 권태기를 맞은 중년 부부, 만천하에 사랑이 공개된 수상 커플, 어느 누구보다 깊이 사랑에 빠진 아이 커플, 그리고 스케치북으로 마음을 고백한 아름다운 짝사랑의 이야기까지. 특징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