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여행기 1막 #1 무궁화호 벼는 밀린 과제를 하다가 멀미를 느끼고 잠에 들었다. 건은 몇 주 후에 있을 면접을 대비해 인생을 돌아보고 있었다. 락은 시사인을 읽으며 뉴스가 참 지겹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던 세 사람은 무료함을 느끼고 대화를 시작했다. 3인은 페이스북 페이지 구독자를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쉬이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리고 평상시 아이디어가 넘치는 J를 생각했다. 그는 우리와 함께 했었지만 사정상 지금은 없다. J가 그립다. 평택역에 다다랐을 때쯤 우리는 다시 취업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딱히 답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다. 우리는 다시 굴레에 빠져들었다. 하품이 나왔다. 아직 우리는 절박하지 않나 보다…. 환멸을 느낀 우리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주제로 넘어.. 더보기
BIFF 여행 프롤로그 짧지만 긴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별밤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들릅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계획된 이번 부산여행은 사실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여행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것, 둘째는 여유를 되찾는 것입니다. 어차피 이 글은 프롤로그인 만큼 불필요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각자의 바람을 담아봤습니다. 건-2013년, 2년 전의 여름 끝이 기억난다. 제대를 앞둔 나는 영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BIFF 자원봉사자 모집에 도전했었다. 군인의 신분으로 말이다. 패기 하나로 도전한 자원봉사자 지원은 서류에서 보기 좋게 떨어졌다. 나름 면접을 예상해 휴가도 맞춰 나왔는데…. 2015년 10월 1일, 2년이 지나 20주년을 맞은 BIFF를 향해 떠난다.. 더보기
<빵집성애자 2편> 골목길 구석에 자리한 대화동 빵집 이곳의 정식상호명은 cake&baguette지만 사람들은 동네 이름을 빌려 대화동 빵집이라고 얘기한다. 대화역 1번 출구에서 성인 남자 걸음으로 10분쯤 걸려서 도착한 대화동 빵집. 작은 골목에 위치해 있으니 초행길에 이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는 다행히 이번이 3번째 방문(첫 번째 방문은 휴무일인 줄 모르고 방문)이어서 조금 쉽게 찾은 편이었지만 여전히 길이 익숙하지 않아 지도앱을 키고서 갔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손때 묻은 외관이 부쩍 맘에 들었다. 밖에서 보면 확 튀진 않고, 빵 냄새도 자욱하지 않는데도 손님을 이끄는 강한 자기장이 빵집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뿐한 마음으로 빵집 문을 열면 아담한 내부가 반긴다. 실내 인테리어는 유럽식 가정집을 연상한달까? 세련되진 않아도 정감이 가는.. 더보기
<빵집성애자 1편> 지하철 소리가 들리는 당산역의 욥(yo;b)베이커리 드디어 서울로 왔다. 목포에서 우연찮게 빵집에 들린 까닭으로 서울의 빵집을 들리는 일이 한 주 늦춰졌다. 이번 편부터 빵집성애자의 본편이 시작되니까 심심한 양해를 부탁한다. 아는 사람에게 선물용으로 빵만한 것도 없다. 더군다나 맛 좋은 빵을 사준다면 안성맞춤. 합정에서 만나기로 한 지인에게 선물할 게 뭐가 있을까(사실 내가 먹고 싶기도 했다)하다가 한 정거장 걸리는 당산역으로 향했다. 당산역 근처에는 곳곳에 빵집이 즐비한 가운데, 풍문의 빵집 욥으로 향했다. 이곳이 빵집 욥! 초여름 같은 화창한 날씨에는 온 창을 열어두는 것 같았다. 안에 있지만 테라스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저 1등석이 부러울 지경이었지만, 나는 급히 빵을 사고 다른 목적지로 향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앉을 새가 없었다.. 더보기
<빵집성애자 번외편> 세월을 버텨온 목포의 빵집 코롬방제과 미안하다. 번외편이다. 번외편이라고 하면 본래 본 편 사이사이에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프롤로그 편 바로 다음에 번외편이 나오게 돼서 다시 한 번 미안하다고 말하겠다. 서울/고양 지역을 돌아보겠다고 당당히 선포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외면한 채 목포에 있는 빵집에 다녀왔다. 빵집을 가기 위해 목포에 들린 것은 아니고, 목포에 들렸다가 빵집이 있어 들린 것이 맞겠다. 자 오늘의 빵집은 코롬방제과다. 코롬방제과에 붙는 수식어들은 참 많다. 국내최초 생크림을 사용한 전통의 빵집, 군산 이성당과 함께 호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전국 5대 빵집 가운데 하나…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한 이곳은 목포에서 관광코스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5대 빵집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기.. 더보기
<빵집성애자 프롤로그> 가끔은 밥보다 빵이 더 끌리는 이들에게 나는 빵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빵을 좋아했다. 우유에 찍어 먹을 때 촉촉함이 더해지는 카스테라부터, 어금니로 씹어야 겨우 속살을 내어 주는 바게트에 이르기까지. 빵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어제도 밤 늦은 시각에 근처 빵집에 들러 시식용 빵을 주섬주섬 먹으며 산뜻한 시간을 보냈다. 첫 사랑빵은 붕어빵이었다. 일반 빵집 진열대에는 감히 어슬렁거릴 수 없는 빵이었지만, 나는 1000원의 4개씩이나 주는 이 자비 많은 빵에 흠뻑 빠졌다. 어느 날은 식대용으로 엄마 몰래 2천원 어치의 빵을 사서 집에서 혼자 다 먹어버렸다. (아직까지도 붕어빵을 끊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어렸을 적 붕어빵만큼이나, 내가 사는 일산 부근과 서울에 위치한 유명 빵집을 돌아다니며 빵을 사 먹는 것을 참 좋아한다. 구수한 빵 냄새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