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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임진왜란 1592> 4편, 합작의 한계와 가능성 [리뷰] 4편 연출 역시 타협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마음먹은 대로 그려낼 수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적 제약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겠지만, 타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비난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양보함으로써 얻어낸 결과물의 값어치다. 4편은 1~3편이 보여줬던 기대치에는 부흥하진 못한 느낌이지만, 합작이라는 제한적 환경을 감안해본다면 그래도 선방 이상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4편의 초반 도입부 부분은 1~3편의 요약본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존 촬영 분들의 활용이 많았다. 이는 명나라의 현실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기 위한 장치이자, 동시에 부족한 예산의 결과물로 보여줬다. 인상적이었던 .. 더보기
[2016 KBS 드라마스페셜] #0 10주 단막극 안내서 드디어 등장했다, 단막극이. 8월에 시작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올림픽의 여파로 밀렸고, 추석 연휴에도 코빼기도 볼 수 없었던 단막극이 드디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6 KBS 드라마스페셜‘이 오는 9월 25일부터 시작된다. 햇수로 7년째인 KBS 드라마스페셜은 올해 10편이 준비돼 있다.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BS 정성효 드라마센터장은 "진짜 공들여 만든, 진정한 의미의 사전드라마“라고 소개하며 ”이번 시즌을 통해 3명의 PD가 입봉하고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2작품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 시도, 경험이 응축된 것이 드라마스페셜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드라마센터장이 밝힌 대로 단막극의 가치는 상당히 소중하다. 새로운 PD/작가/배우가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내.. 더보기
<임진왜란 1592>, 타국의 시선에 대한 새로운 시선 [리뷰] 3편 1,2편이 가졌던 강렬함에는 비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방영된 시리즈 3편 중에서 가장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3편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유전자 깊숙한 곳에 내장된 듯 한 반일과 분노의 감정을 거둬낸 그 지점에서 우리는 뜬금없는 재앙으로만 여겨졌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이 사실은 깊은 역사적 맥락과 흐름 속에서 차근차근 준비돼왔단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을 짚어낸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타인의 시선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김응수 분)의 임진왜란 전 행보를 다루는 3편은, 우리에게 있어 그저 망상으로 가득한 “원숭이” 정도로 인식됐던 히데요시의 ‘욕망’의 깊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가늠자.. 더보기
<임진왜란 1592>, 결핍을 디테일의 힘으로 메우다 [리뷰] 1,2편 “또 이순신?” 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소재 선택이었다. 심지어 이순신 역을 맡은 배우는 사극하면 떠오르는 배우 최수종. 어찌 보면 뻔하디 뻔한 전개로 흘러갈 수 있는 조합이다. 심지어 5편 제작에 13억이라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재원의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전문 PD가 직접 극본과 연출을 맡는 순간, 그 모든 예상은 기분 좋게 깨졌다. 는 팩츄얼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물의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선보였지만, 엄격하게 따지자면 다큐멘터리적 틀을 빌린 드라마다. 보통의 드라마와 달리 보다 민초(실제로 싸운 군졸들의 삶)에 대한 조망을 보여주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에 상상력이 가미될 수밖에 없다. 난중일기 등 비교적 많은 사료들에 기인한 결과 그것은 개연성 있는 가능.. 더보기
<청춘시대>는 떠났지만 청춘은 가지 않았다 ※드라마 의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짧았지만 뜨거웠던 드라마 가 떠나갔다. 하지만 우리의 청춘은 곁에 남아있다. 우리 마음이 여전히 ‘청춘’이라면 말이다. 청춘(靑春)이라는 단어를 한자 그대로 직역하면 ‘푸른 봄’으로 풀어낼 수 있다. 의역을 하면 새싹이 돋아나는 봄철, 인생으로 보면 10대와 20대를 아우르는 젊은 나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는 최종회를 통해 청춘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12회 동안 아름다웠던 시절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장면. 그동안 자신을 눌러왔던 삶의 무게를 털면서 동시에 새로운 무게를 짊어진 윤진명(한예리 분)의 미소와 함께 음악 하나가 흘러나왔다. 배경으로 흐른 노래는 샹송 가수 에디뜨 피아프(Edith Piaf)의 ‘아니,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 더보기
당신에게 <청춘시대> 정주행을 권하는 3가지 이유 청춘, 그리고 시대. 허공에 날리기 좋은 두 단어다. 우리는 이 두 단어를 얼마나 가볍게 던지곤 했던가. 후배들에겐 ‘그래도 너넨 청춘’이라면서 의미 없는 위로를 건넸다. 또 삶을 비관하며 ‘지금은 헬조선 시대’라고 자조했다. 그렇게 참을 수 없이 가벼워져버린 두 단어를 용기 있게 조합한 드라마가 등장했다. JTBC의 . 부제는 ‘여대생 밀착 동거담’이다. 제목에서 느껴진 첫인상은 더없이 가볍다. 하마터면 이 드라마에 ‘입문’하지 못하고 지나칠 뻔했다. 다행히 나는 우연한 계기로 보물을 발견했다. 청춘시대의 제목은 눈에 띄지 않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마음을 울린다. 청춘시대는 명작으로 회자되는 드라마 를 쓴 박연선 작가가 극본을 맡은 작품이다. 마치 연애시대의 후속작인 것 같다. 하지만 청춘시대는 전혀 .. 더보기
인간은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 절반을 넘어선 ‘굿와이프’ 지난 5월 소설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로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권위 있는 세계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본질적 문제인 욕망과 폭력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한강은 앞으로도 독자들의 불편함을 만들어내는 인간 내면을 다룬 소설을 쓸 계획이다. 최근 천만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영화 ‘부산행’에도 비슷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과연 인간이 어디까지 악독해질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질문이 남는다. 나름의 권선징악이 있었지만 그걸 얻기까지 인물들이 놓친 것들이 너무 많았다. 이제 반환점을 돈 드라마 ‘굿와이프’에서도 인간의 이기심에 관한 부분은 도드라진다. 무엇보다 이 세계 .. 더보기
‘신뢰’에 대한 화두를 던질 ‘굿와이프’ “너 나 믿지?”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1, 2회를 본 사람이라면 생생히 기억할 대사다. 한 번이지만 가장 강력했던 성관계 동영상 하나로 몰락해버린 이태준(유지태 분) 검사는 아내인 김혜경(전도연 분)에게 “너 나 믿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이미 신뢰감을 잃어버린 혜경은 이렇게 답한다. “당신은 나에게 개자식일 뿐이야” 드라마는 추문으로 무너진 남편으로 인해 15년 만에 변호사 세계에 입문한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법연수원에서는 날렸지만 본의 아니게 늦은 나이에 변호사가 된 혜경의 성장기가 주된 내용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더불어 매회 완결이 나는 빠른 사건 전개가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1회 초반부에서 나왔던 “너 나 믿지?”와 “당신.. 더보기
더 발전적인 또 다른 ‘또 오해영’을 기대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우리 해영이’가 되어 사랑을 맘껏 받았던 tvN 이 지난달 28일 종영했다. 남자 주인공으로 열연한 에릭은 종영 이후 이 전원일기처럼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현진이 예쁘게 연기한 ‘사랑이 넘치는 해영이’를 만나 퍽퍽한 삶을 살던 우리는 더 없이 행복했다. 그런데 ‘우리 해영이’에게도 비판적인 시선은 존재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깊게 뿌리 내고 있는 기존의 인식들, 성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재생산하는 것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불편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주장에도 분명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이 비판은 주로 제작진에게 가해지는 것이지만 보는 우리의 시선도 해당될 수 있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에 대한 예찬은 충분히 많이 했다. 오늘만큼은.. 더보기
<또 오해영> 속 인물은 모두 미쳤다고? 우리의 삶도 그렇다 “여기에는 제 정신인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tvN 의 이야기가 절정을 향해가는 요즘, 시청자들이 보인 주요 반응 중 하나다. ‘멘붕’을 겪지 않은 인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 그나마 바른 소리를 할 줄 아는 ‘그냥 오해영’(서현진 분)의 상사, ‘성팀장’(권해성 분)이 제일 정상이라는 평이다. 회가 거듭될수록 오해와 갈등이 끊임없이 드러나지만 풀리진 않고 꼬이기만 한다. 7일 방영된 12회에서는 박도경(에릭 분)이 그냥 오해영의 결혼을 망친 장본인이 아니라는 것까지 드러났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감당할 수 없는 비밀이 폭탄처럼 터지는 걸 보고 있자니 정신을 겨우 붙잡고 있는 인물들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하지만 인물들이 다시 웃는 모습을 보려면 몇 주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종영까지 3주 남은 상황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