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밤, 세상을 쓰다

JTBC 예능의 최전방 공격수,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정상회담> 월요병에 한참 시달리다 겨우 맞이한 월요일밤, 위로받고 싶다. 아무것도 안하면서도 뭔가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싶을 때, TV를 켠다. 아니 요즘 시대라면 핸드폰으로 실시간TV 어플리케이션을 누른다. 지상파가 나의 채널의 전부이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종편/케이블이 얼마나 잘 만들겠어라는 말은 이제 실언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월요일을 무사히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월화드라마 대신 쿡방과 먹방, 그리고 외국인들의 토론 방송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의외로 월요일에 방송을 보기가 더 쉽다. 물론 가장 뜨거운 시간대는 금요일밤과 주말 저녁이라지만, 월요병에 지쳐버린 몸을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예능일 때가 있다. 그래서 JTBC는 그들의 예능 중에서 최전방 투톱이라고 할 수 있는 와 을 .. 더보기
두 마리 토끼 잡기의 어려움 <두번째 스무살> 화를 내야 할 때에 적절히 화를 내지 못하는 것만큼 화가 나는 상황도 없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나를 포함한 우리들 대부분은 화를 내지 못한다.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는 이유로 등등의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스스로의 나약함에 대해 변명한다. tvN의 금토드라마 에 등장하는 하노라(최지우 분)의 처지 역시 마찬가지다. 잘나가는 심리학 교수 김우철(최원영 분)의 부인으로서 노라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우철은 몇 년 전 만난 김이진(박효주 분)과 내연 관계로 발전했고, 그로 말미암아 노라의 결혼생활은 곧 끝이 날 판국이다. 우철의 외도는 생각지도 못했던 노라는 우철의 바람대로 이혼공증을 이행했고 순순히 이혼을 받아들이려 한다. 여기까지는 흔한 레퍼토리다. 하지만 노라는 그 이름(헨릭.. 더보기
<침묵의 시선>이 <액트 오브 킬링>에 비해 아쉬운 까닭 별 시답잖은 얘기부터. 내 책장에 몇 권 꽂혀있는 들뢰즈나 푸코, 지젝 등을 본 뒤로 나를 포스트모더니즘에 경도된 ‘확신범’이라고 확신한 친구가 있었다. 언젠가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 친구가 내게 사소한 실수를 했고, 속이 좁았‘던’ 나는 쉽게 화를 풀지 않았다. 몇 번이고 나를 달래던 그 친구는 마침내 그 특유의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진심으로 미안해. 진심이야.” ‘진심’이라는 단어 하나에 풀릴 속이었다면 진즉에 풀렸을 터. 그럼에도 잠자코 있던 내게 지쳤는지 그놈이 이어 내뱉은 말은 조롱에 가까웠다. “아, 맞네. 요새는 진심을 믿을 수 없는 시대지.” 진심을 믿지 못하는 시대. 그 비아냥은 나를 향하면서도, 사실상 나와 그 친구를 둘러싼 포스트모던, 혹은 포스트모더니스트..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37주차(9/7~9/13)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폭스캐처> 원운동에서 직선운동으로 혹시나 를 안 봤지만, 그래도 이 글을 읽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개략적인 줄거리부터.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와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 형제는 올림픽 영웅이다. 둘은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종목 금메달리스트다. 그런데 왠지 마크는 형 데이브를 전적으로 의지하는 동시에 열등감에 빠져있다. 어느 날 명망 있는 듀폰 가문의 존 듀폰이 마크를 불러들여 ‘폭스캐처’ 레슬링 팀을 꾸린다. 세계선수권대회, 더 나아가 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한다. 그런데 별안간 존은 데이브를 레슬링 코치로 섭외하고, 이후 존과 마크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는데...(스포 방지를 위해 여기까지) 영화는 물론 존과 마크를 중심으로 다룬다. 그런데 둘의 관계는 모호하다. 우선 둘의 상황은 유사하다. 존은 노쇠한 어.. 더보기
'헬조선'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한반도엔 두 조선이 있다. 지독한 독재세습에 의해 간신히 유지되는 북조선과 청춘들의 포기로 유지되는 ‘헬조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헬조선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나오지 않았던 말이다. 그렇다면 그때보다 현재 한국의 경제지표가 더 좋지 않은가? 그렇지는 않다. 당시와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이나 경상수지는 많이 나아졌다. 그렇다면 헬조선은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헬조선은 2030세대의 한숨에서 출발한다. 최근 한 대학 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30대의 절반이 “대한민국이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50~60대의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헬조선의 거주자는 결국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세대다. 청년세대에게 한국이 헬조선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단어의 결합에서 쉽게 발견할 수 ..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36주차(8/31~9/6)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출중한 여자>를 분석해서 본 웹드라마의 가능성 드라마를 보고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할까. 누군가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겠냐고 한다. 보통 단막극의 문법이 그러하니까. 어떤 이는 영화처럼 두 시간은 봐야 내용을 충분히 곱씹을 수 있다고 한다. 시리즈로 본다면 보통 16부작이 많으니까 16시간, 사극과 같은 대작의 경우에는 50시간은 필요하다고 할 터인데, 요즘의 드라마 문법은 시간을 거스르는 것 같다. 가히 웹드라마 전성시대다. 전성시대라기에는 조금 이를 수도 있겠다. 춘추전국시대 정도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 누구 하나 압도하는 이가 없고, 방송사뿐 아니라 기업까지 눈독 들이고 있는 것이 웹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손바닥TV, 스낵컬처 등 다양한 용어가 만들어졌다. 웹툰, 웹소설에 이은 웹드라마가 이제 대세가 될 ‘예정’이다. 웹드라마는.. 더보기
9/7 별밤러들의 별별 회의록 사람들은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합니다. 마음에 드는 블로그가 있으면 즐겨찾기로 추가하기도 하고, 방명록 또는 댓글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별밤러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합니다. [별별 만남]은 별밤 제작자들의 만남을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하는 코너입니다. 저희의 발전 방향과 활동 움직임, 현황들을 공유할 수 있겠죠. 나아가서는 다른 블로거들과의 만남도 추진해커뮤니티 형성에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별별 만남]을 진행하기 앞서 별밤러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하겠습니다. 별밤러는 개인이 아닌 팀 단위로 운영되는 블로그입니다. 3명으로 구성돼 있고, 관심분야는 제각각입니다. 글에 사용된 단어나 문장의 차이를 보고 눈치 채신 분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각각의 별명으로 바이라인.. 더보기
새누리당의 ‘포털 뉴스 개혁’ 움직임이 황당한 이유 포털 뉴스 개혁, 이름부터 참 거창하다.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이 본격적으로 포털 뉴스에 대해 문제 제기할 모양새다. 그 근거는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최형우 교수팀에게 의뢰한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모두 청와대아 정부에 대해 부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를 긍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에 비해 더 많이 노출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새누리당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76건)이 야당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6건)의 약 10배”에 달한다고 하니 언뜻 보기엔 새누리당 입장에서 언짢을 만도 하다. 김무성대표 역시 “포털이 젊은 층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