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

<힐링캠프> 김종국, 그에게 유독 가혹했던 군대 논란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힐링캠프 김종국 편이 방영되었다. 2편으로 확대 편성한 힐링캠프 제작진의 의도는 아마도 김종국의 주가 상승에 따른 흥행 효과를 점쳤기 때문일 것이다. 런닝맨으로 김종국의 인기는 중국 대륙까지 뻗어 나갔고, 또한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으로 터보마저 재조명되면서 김종국은 힐링캠프 단독 게스트로서, 그것도 2회를 넉넉하게 채우기에 충분해보였다. 

지난주 1편에서는 터보 시절이 주된 내용이었다면 2편은 인간 김종국에 대한 집중 탐구였다. 오로지 김종국 한 사람을 주제로 마인드맵을 뻗어 가며 방송이 이뤄졌다, MC들의 질문 공세에도 위트를 섞어가며 성실히 답변하는 김종국의 모습을 보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온 김종국의 모르는 면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 나는 김종국이 방송 처음쯤 늘어놓았던 군대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김종국은 군대 현역 판정을 받지 못하며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지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의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유독 탐탁지 않아 했다. 인터넷상에서는 그를 김공익이라고 부르며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그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높았다.

 

김종국을 향한 거센 비난의 이유는 방송에서 비친 그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며 근육질 몸매를 유지했고, 또 힘쓰는 일이나 스포츠 대결에서 그는 지는 일 없었다. 특히 최근 런닝맨에서 그는 능력자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운동 신경을 뽐내며 프로그램에 자리매김했다. 브라운관에 비친 이러한 김종국의 모습을 보고 혹은 믿고 그가 군대를 가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대중들은 의문 부호를 부쳤다. 수년간 방송에서 비춰진 그의 이미지가 역으로 논란의 불씨를 제공한 것이다.

 

힐링캠프에서 그는 그를 둘러 싼 군대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20살 시절 신체검사에서 허리 디스크 문제로 현역 판정을 받지 못했다. 어렸을 적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 성장판을 다치면서 허리의 영향이 있었고, 현재도 허리 측만증이 심하다고 밝혔다. 의사가 그의 허리를 보고 의학 교과서에 실릴 만한 허리라고 말할 정도니 그의 허리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지속해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허리 문제 때문이었다. 운동하지 않으면 허리가 버틸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재활의 이유로 그는 운동을 꼭 해야만 했다. 그가 그토록 운동에 매달렸던 것이 튼튼했기 때문이 아니라, 튼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것을 알 수 있었다.

 

런닝맨 촬영 날에는 그는 늘 부담이 있었다고 한다. 촬영 직전에 제작진에게 힘쓰는 일이 있냐고 물어보고 제작진 역시 그의 몸을 체크했다고 한다. 런닝맨을 그만두려 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 그의 허리가 한계 상황을 맞이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예전 런닝맨 방송에서 그의 허리에 잔뜩 붙은 테이프를 본 적이 있다. 등허리 부분에 붙은 테이프를 보고 그의 허리가 이상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았지, 이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줄은 몰랐다. 그는 농담 섞어 런닝맨 촬영을 시한부라 했다. 매주 촬영하면서, 그가 끌어안은 부담과 고통은 상당한 것 같았다.

 

방송에서 뛰어난 운동 신경을 비칠수록 역으로 그의 병역 논란은 더욱 심화되었다. 그가 고의적으로 병역을 회피한 것도 아닌데도, 여타 병역 비리 논란 연예인들이 받을 비난 그 이상을 그는 감수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그는 힐링캠프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그의 군대 판정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된 일이었지만,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지닌 연예인으로서 모범을 보이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비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한국 사회는 군대 문제에 민감하다. 특히나 남자 연예인들의 병역 문제를 두고서는 더더욱 그렇다. 잘못된 선례를 보인 일부 연예인들의 행각에서 빚어진 일이지만, 무차별적인 비난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종종 발생했다. 김종국이 딱 그랬다. 대중들은 잘못 없는 김종국에게 피의자의 책임을 물었고 김종국은 그것을 연예인이라는 이름으로 감수해야만 했다.

 

지금까지 그를 향한 비난은 과한 측면이 있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쏘아붙였다. 능력자라는 이름 아래 아이러니하게 그는 군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대중들은 마흔이 된 그에게 여전히 군대 문제를 이야기해왔다. 힐링캠프 김종국의 발언을 보면서 그가 짊어진 죄의식이 필요 이상으로 보였다. 적절치 못한 비난으로 그가 짊어진 죄의식은 일정 범위를 넘어선 것 같았다. 이제는 군대 문제에서 그를 조금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 어떨까?

 

사진출처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