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주군의 태양>과 <굿닥터>의 향기가 나는 <하트투하트>

벌써 2주차다. 최강희, 천정명이 열연하고 있는 tvN 드라마 <하트투하트>는 멘탈 치유 로맨스라는 그들의 목표를 향해 미쁘게 전진하고 있다. 드라마는 3회와 4회를 거치면서 빠른 전개를 보여줬다.

형사 장두수(이재윤 분)를 좋아하는 차홍도(최강희 분)는 썸 한 번 제대로 타보지 못하고 장두수의 결혼 이야기를 들으며 무참히 사랑을 접고 만다. 그리고 4회의 마지막에서는 고이석(천정명 분)과 뜻하지 않은 잠자리를 갖는다. 둘의 사이가 그동안 친해진 것은 맞지만 그들의 잠자리는 사랑 때문에 일어난 일은 확실히 아니다. 둘만 있는 상황에서 시선이 교차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생겨버린, 선 충돌에 이은 후 로맨스다.

 

<하트투하트>는 최강희와 고이석의 관계를 계속 꼬기 위해 여러 상황을 만들었다. 정신과의사라는 고이석의 설정을 이용해 그들에게 에피소드를 주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도록 만들고 있다. 3회에서는 알몸녀의 문제를 해결하고, 4회에서는 치매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둘이 함께 환자들의 문제를 풀어나가며 정을 쌓았다.

 

두 인물이 타인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전에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했던 드라마들이 떠올랐다. <주군의 태양>과 <굿닥터>다. 특히 <주군의 태양>의 설정은 <하트투하트>와 많이 닮았다. 귀신을 보는 인물인 공효진과 그녀를 보호할 수 있는 인물 소지섭이 엮이면서 귀신의 사연을 해결해주는 이야기는 <주군의 태양>의 주요 설정이다. <하트투하트>는 대인기피증을 가진 차홍도와 환자공포증을 가진 고이석이 서로 함께 해야 증상을 이겨낼 수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설정을 떼어놓고 본다면 두 드라마는 소재만 달랐을 뿐, 아주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것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사랑을 받게끔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굿닥터>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나타났다. 자폐성향을 가지고 있는 의사인 주원과 그의 사수격인 선배 문채원이 함께 어린 아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서로 가까워진다. 두 남녀의 관계를 묶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갈등을 함께 해결하면서 성장한다. <주군의 태양>과 <굿닥터>는 방영 당시 모두 시청자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결과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구조가 비슷하다고 해서 따라한 것은 아니다. 남녀 주인공이 하나의 설정으로 엮이고 그것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것은 과거의 많은 드라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어쩌면 정석의 플롯 구조일지도 모르겠다. 드라마는 끊임없이 갈등이 필요한 것이기에 이 설정은 시청자를 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구조다.

 

<하트투하트>는 그런 설정을 잘 이용했다. 성공한 드라마의 형식을 그대로 잘 가져오면서 더 세련되게 만들려 노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청자들이 그 플롯에 익숙해져버렸다. 매번 새로운 에피소드를 통해 주요 인물들의 깊은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는 방식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익숙해져버렸다.

예전 같았으면 알몸녀로 열연한 배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법도 하다. 새로운 배우를 한 편의 신선한 에피소드에 출연시키면 시청자들이 충분히 궁금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저 하나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로 끝나고 만다.

 

<하트투하트>는 3회 시청률 1.5%를 돌파하면서 자체적으로는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화제성에 있어서는 전작 <미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충분히 잘 만들어졌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익숙함으로 인식해버린 시청자들 때문에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초반부이기 때문에 그들의 노력을 응원하려 한다. 4회에서 장두수의 결혼 선언과 고이석과 차홍도의 우발적 잠자리로 충격요법을 사용했기에 앞으로의 전개가 더 복잡해질 것이다. 그걸 다시 꼬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시청자는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다음 주 드디어 첫 방송하는 <삼시세끼>의 후방 효과를 함께 받길 바라며 차홍도의 멘탈 치유 로맨스를 기대해본다. 

 

사진제공 : tvN, KBS,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