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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사회

“여러분, 훈민정음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여러분, 훈민정음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 숭례문 국보 1호 해지 및 변경에 관한 기자회견 

 

 

“여러분,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바꿔야 합니다!”
2016년 1월 13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이대로 국어문화실천협의회 회장이 외친 말이다. 그가 속한 단체는 이날 문화재제자리찾기, 우리문화지킴이와 함께 “숭례문 국보 1호 해지 및 변경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우리문화지킴이 조하나 사무국장의 짧은 인사말로 기자회견은 시작됐다. 이어서 문화재제자리찾기의 혜문 대표가 국보 1호 변경과 관련한 제안을 했다. 먼저 그는 숭례문이 국보 1호에서 해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숭례문은 1934년 일본 조선총독부가 국보 1호로 지정한 것으로 일제의 흔적이다.
- 1996년 국보 부적합 논란 이후로 계속 논란이 이어졌다.
- 2005년 감사원이 국보 1호 교체를 추진했고, 당시에 유홍준 문화재청장도 추진했다.
-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과 이후 부실 복원 논란까지 거치면서 숭례문의 의미가 퇴색됐다.

 

이어서 그는 문화재청이 대안으로 내놓은 국보 지정번호제 폐지를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 동일 명칭의 국보가 존재해 번호를 폐지할 경우 혼란이 생긴다.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 국보뿐 아니라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번호도 바꿔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 지정번호제 개선에 따른 비용으로 최대 450억이 드는 데, 경제적으로 낭비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혜문 대표는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숭례문과 맞바꾸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2014년에 진행한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운동과 지난해 한글날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응답자의 64%가 훈민정음이 국보 1호가 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힌 조사 결과였다. 

 

이대로 국어문화실천협의회 회장은 이어진 발언에서 “한글이 알파벳과 함께 세계에 두 개밖에 없는 표음문자인 만큼 한국의 상징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정번호제가 폐지되면 숭례문이 영원한 국보 1호로 남는다”고 호소하며 “우선적으로 국보 1호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소장품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도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혜문 대표는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도 지지 의사를 밝혔고, 개인소장품이 국보에 지정된 사례도 많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들은 ‘숭례문 국보 1호 해지 및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1호 지정 건의서’ 전달식을 가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건의서는 이후에 제출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 : 문화재제자리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