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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어셈블리> ‘파트너’라는 존재의 중요성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드라마 <어셈블리>는 총 20부작이다. 확실히 크게 호흡하는 드라마다. 16부작이라면 갈등이 더 깊어져야할 시점이지만, 20부작이라는 점에서 12일 방송된 9회는 숨을 고르는 시기였다.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보좌관 최인경(송윤아 분)과 국회의원 진상필(정재영 분)의 갈라섬과 재회였다.

전체적으로는 상필이 계속 고립되고 위기에 빠지며 백도현(장현성 분) 사무총장이 칼을 빼드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9회를 열고 닫은 것은 인경과 상필이었다. 첫 부분에서부터 두 사람의 갈등은 크게 터졌다. 인경에게 도현은 상필의 불출마 선언을 종용하고 있었다. 서류를 받아들고 당황하는 인경의 모습을 마침 상필이 보게 되고 오해는 시작된다. 결국 인경은 도현의 편이라는 것. 그 때부터 상필은 인경을 신뢰하지 못하고 의원실 사람들도 인경을 ‘왕따’시키기 시작한다.  

인경의 권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필은 점점 위기에 빠졌다. 아니 고립되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인경은 상필을 신뢰하고 있었고, 그를 제대로 된 의원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작정이었으니까.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자 술도 한 잔한 그녀는 용기를 내어 위기에 빠진 상필을 찾아간다. 그 사이, 상필은 인경과 홍보 담당 송소민(김보미 분)의 메신저 대화를 우연히 보게된다. 거기서 그는 인경이 자신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인경이 밤늦게 의원실로 찾아오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마음 속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아니, 인경이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을 믿어보라고, 자신은 보좌관이기 이전에 당신의 동지라는 용기 있는 말을 건넨다. 하지만 상필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그 무게 있는 말에 흔들렸다고 하면서 끝까지 인경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도 깜빡 속을 뻔 했다고, 빨리 백 총장 밑으로 들어가 다음에 뱃지를 달라고 말했다. 깊은 상처를 받은 인경은 의원님의 밑바닥을 봤다고 하면서 그 자리에서 의원실을 떠난다.

 

갈등의 최고점을 지나고, 상필은 더욱 큰 위기에 빠진다. 인경이 자신에게 조언했던 걸 기억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지만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팀원들은 인경의 존재감을 인정했고, 다시 그녀를 붙잡아야한다고 상필을 설득했다. 위기에 빠지고 나서야 인경의 진심을 알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흐른 뒤였고, 재회는 이루어지지 않을 듯 했다.

 

하지만 인경은 도현을 다시 만나고, 또 그런 그녀를 만나서 설득하기 위해 찾아온 상필을 보면서 마음을 바꾼다. 술에 취해 아침에도 깨지 못하던 상필의 앞에 이력서를 들고 나타난 것. 결국 두 사람은 재회했다.  

한 회를 장면별로 나누어보면 결국 상필과 인경이 자존심 싸움, 어쩌면 애정 싸움을 한 것이었다. 외부인(백도현)으로 인해 생긴 오해로 둘은 싸우고, 자존심을 내세우다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고 또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고, 결국 오해를 만든 외부인을 통해 다시 화해하는 그런 구조였다. 이렇게 단순하게 보면 굉장히 쓸데없는 일들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회차는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 굉장히 중요했다. 두 사람의 신뢰를 더욱 깊게 하는 사건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상필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둘의 마음은 통했고, 이제 전진할 일만 남았다. 어쩌면 상필은 무소속으로 의원 자리에 도전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이들이 보일 전략에는 제작진의 가치관이 담겨 있다. 과연 제작진이 제시하는 정치적 대안은 무엇일까. 기대된다.

 

사진출처 : KBS2

 

- by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