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의 고심이 예상되는 대가 이연복의 등장

최현석이 해외출장을 떠난 사이, 이번 방송에서는 43년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가 등장했다. 그의 풍문은 <해피투게더> 레이먼 킴이 극찬에 마지않는 탕수육 요리의 주인공이라고 전해 들었다. 셰프가 추천하는, 셰프가 경애하는 대가의 솜씨는 어떨까, 그의 등장은 냉장고를 부탁해의 여타 세프들에게 볼 수 없었던 장인의 느낌이 물씬 났다.

이연복 셰프가 준비한 요리는 바로 짬뽕이었다. 게스트로 출연한 이규한의 국물 요리 요청으로 그는 짬뽕을 선택했고, 상대는 육개장 국수를 준비한 이원일 셰프였다. 인턴 셰프의 패기냐, 아니면 대가의 관록이냐. 흥미로운 대결 구도였다. 43년의 시간이 벤 짬뽕의 이름은 바로 완소짬뽕!


헌데 대결 시작을 맞이하면서 그는 긴장의 기운을 내비쳤다. 대가와 긴장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대결 방식인 15분 요리는 대가마저도 떨게 했다. 사실 짬뽕요리라는 것이 국물을 우려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요리이기 때문에, 그의 걱정은 짧은 시간의 깊은 맛을 낼 수 있느냐였다.


하지만 긴장하는 것도 잠시, 중식도를 든 순간부터 그의 눈빛은 확연히 달라졌다. 옆 테이블에서 대결 상대인 이원일 셰프가 숙련된 칼질을 선보이는 사이, 그의 중식도는 숙련을 넘어서는 경지를 보여주었다. 이연복 셰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중식도에 시선을 뺏긴 채, 경탄에 마지않았다. 마치 기타리트의 속주를 보듯, 중식도의 움직임과 경쾌한 도마를 내리치는 소리는 요리가 예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했다.


이연복 셰프는 15분에 시간을 다 채우지 않고서 여유 있게 완소짬뽕을 완성했다. 중간에 국물 맛을 맛 본 김성주는 “수심 300m까지 내려 갔다 온 느낌”이라고 평을 전하며 그의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윽고 냉장고 주인 이규한이 먹었다. 한 번 맛보다는 의미의 시식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그는 국물, 면, 고명을 차례대로 먹기 시작했다. 요리의 완성은 먹는 것에 있다는 말처럼, 참 탐스럽게 먹는 이규한의 모습은 이연복의 요리가 어떤 요리인지 정확히 말해주는 것 같았다.


결과도, 역시 이연복의 승리. 그에게 15분의 시간은 짧았지만, 그의 요리는 43년의 세월을 품고 있었다. 평생 중식 요리에 몸담았을 그가 가장 많이 만든 요리 가운데 하나는 바로 짬뽕일 것이다. 긴 시간 동안 불 앞에서 열과 성을 다했을 그의 지난 시간의 깊이가 짬뽕에 담긴 채 브라운관을 넘어 전해졌다.


기존 8인의 셰프들을 위협하는 대가 이연복 셰프의 등장으로 제작진의 시름은 깊어지겠다. 중식이라는 새로운 장르, 대가의 이미지, 혀를 내두르는 요리 솜씨까지. 이연복 셰프가 오늘 선 보인 요리는 단순히 맛있다를 넘어서 <냉장고를 부탁해>의 제작진들의 없던 고심을 생기게 한 것 같다.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갈증 해소를 위해서, 냉장고를 부탁해제작진은 대가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할까?


사진출처 : JTBC